겨울 숲

by 제프



겨울 숲.

청년의 눈으로 바라보던 겨울 산은 늙은 아버지의 머리숱 같았다. 그러나, 이제 늙은 아버지는 없고 내가 회색빛 겨울 숲이 되었다.





빗대어 보면,

풍요로운 짙은 숲에서의 일상은 “다나이드의 밑 빠진 독”처럼 영원히 채울 수 없는 형벌 같은 욕망에 의해 서서히 퇴색되어 갔다. 그리고, 어느 것 하나 쉽게 이룰 수 없는 것이 세상의 보편적 진리임을 깨닫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을 흘려보냈다.

나의 삶의 과정이 어느덧, 계절의 끝자락인 겨울과 나란히 맞닿아 있음을 인식하고 나서야 일상적인 풍경에 조차도 긴 여운의 시선을 보내는 습관이 생겼다.

그래서, 늙은 아버지의 머리숱 같던 겨울 산과 희끗한 나의 머리숱 같은 겨울 숲 작업을 시작했다.

흑백 필름 작업을 통해 사진의 시간성을 담아내고, 풍부한 계조를 통해 모노크롬 톤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리고, 빛 내리는 겨울 숲과 그 속에 숨겨진 감정을, 단순한 이미지 이상으로 내면의 깊이를 드러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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