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이야기
나는 산을 좋아한다.
등산을 좋아한다.
길 따라 오르는 등산보다는 길이 아닌 곳으로 오르는 것을 더 좋아한다.
원래가 깡촌 놈이라 모험을 좋아하여 잡고 캐고 따는 걸 좋아한다.
혼자서도 배낭 메고 으슥한 산속으로 곧잘 다닌다.
산에는 신기한 것도 많고 약초도 있고 버섯도 많다.
식용버섯도 있고 독버섯도 있다.
언젠가 아들놈이 버섯재배 하는 친구한테서 샀다며 싱싱한 표고버섯 한 박스를 보내줬다.
향이 좋고 맛도 좋아, 마누라와 둘이서 반이나 먹어 치웠다.
생으로 참기름에 찍어 먹고 또 먹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날밤부터였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기 시작하고 아래위로 토해내느라 정신없었다.
마누라는 한술 더 떠서 영 죽는시늉이었다.
표고버섯은 식용버섯인 줄 천하가 다 아는데,
설마 그것 때문 일가 했는데 설마가 사람 잡게 생겼다.
식용버섯도 생식은 독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한 달 넘게 병원 신세를 지고 말았고,
그 후로 식탁에는 버섯반찬은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 가을날 낙엽을 밟으며 설렁설렁 근교의 산을 올라가다가,
참나무 밑동에 보기 좋은 버섯 군락을 발견했다.
아무리 봐도 느타리버섯 임이 틀림없었다.
일단 한 배낭 따와서 마누라한테 자랑스럽게 보였더니,
기겁을 하고 당장 갖다 버리라고 야단이었다.
그때부터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버섯 연구가가 된 것이다.
이리 봐도 느타리 저리 봐도 느타리 틀림없는 느타리버섯이다.
일단, 한 움큼 데쳐서 우려 두었다가 버섯찌개를 만들어 봤다.
강아지 똥냄새 맡듯이 쪼끔 맛봤더니 기똥찬 맛이었다.
자연산송이맛 같기도 했다.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그런 맛이었다.
마누라는 기어이 입에 대지도 않았다.
덕택에 두고두고 나 혼자만 잘 먹긴 했지만.......
버섯은 해마다 나던 그 자리에 영락없이 또 난다.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그 자리에서 3년째 따다 먹었다.
올해도 서리가 내릴 때쯤이면 나 혼자 살짝 가봐야겠다.
돌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