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란 존재

시로 보는 세상

by 맑고 투명한 날

난 아무것도 아니었다.

원래 그렇게 태어난 것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원래 절망이 더 어울리는 것처럼.


그래도 삶은 계속되었다.

어차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처럼.


하지만 이런 삶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야 나에게

인생을 살아 갈 목적이 남은 것처럼.


그때...

내 앞에 네가 나타났다.


넌 내 세상의 전부였다.

이 세상은 원래 날 그렇게 만든 것처럼.


환희가 가득 보였다.

원래 기쁨이 잘 어울렸던 것처럼.


그래서 삶은 아름다웠다.

모든 것이 날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그래서...

널 더욱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건 나만의 욕심일 뿐.


넌 내 곁을

잠시 스쳐간 바람처럼.

그렇게 짙은 아카시아 향기만을 남긴 채.


... 떠나갔다.


지구가 둥글다면...

떠나간 네가 내게 다시 돌아올까?


정말 어리석구나...

그럴 일은 절대 없을 테니까.


한번 스쳐 지나간 바람은

다시 와도 그 바람이 아니듯...


하지만...

내게서 떠나간 너란 존재는...


내 모든 것이자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


그러나...

너란 존재.


이젠 모두 잊어야겠지.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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