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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글쓰기

브런치스토리 팝업스토어를 통해 인턴 작가로 출발 ~

오늘 처음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아들 녀석 덕분에 찾아간 성수동 브런치스토리 팝업스토어를 방문하면서 우연히 "인턴작가"가 되어 보려고 합니다.

[Ways of Writers: 작가의 여정, 성수 브런치스토리 팝업 스토어]

예약은 앱을 통해 이미 했으니 아무 생각 없이 아내와 함께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팝업스토어 입장을 도와주시는 분이 행사에 참여하실 의향이 있느냐고 물어보네요.

"한번 스토어 내부를 둘러보시면서 좋은 제목이 생각나시면 24 페이지에 간단히 제목만 작성하여 주시면 되고요. 10월 27일까지 3편의 글을 작성하여 올리시면 '정식작가'가 수 있습니다" 뭐 이런 내용의 설명이었습니다.

'웬 행사? 갑자기 작가는 무슨...'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이왕 온 김에 짧게나마 행사에 참여해 보자는 생각이 인턴작가로의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남이 물어보면 덥석 해보겠다고 하는 성격이 오늘도 일을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까짓 한번 해보지 뭐. 글 3편 작성하면 된다고 하는데 그걸 못할까?' 어려운 게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지금 조금은 후회하고 있기는 합니다. 어쩌면 시간이 갈수록 더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한글사전에서 찾아보니 "생각이나 일 따위의 내용을 글자로 나타낸 기록"이라고 되어 있던데...

그럼 지금까지 글을 참 많이 쓰기는 했네요.

지금 회사에서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팀장, 실장을 거치면서 벌써 3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 시간 동안 글을 많이 쓰기는 했습니다만 주로 보고서, 이메일 위주의 글로써 누군가에게 부탁이나 요청 또는 지시를 위해 작성을 했던 것 같습니다.

입사 초기에는 먹지에 보고서를 작성하다 보니 한번 틀릴 때마다 다시 작성해야 하는 번거로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이후 1985년에 삼보 컴퓨터에서 출시한 한글 워드프로세서인 "보석글(아마 들어 보시거나 써 보신 분은 극히 소수가 아닐까 하네요)", 우리가 잘 아는 "아래한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워드와 파워포인트"를 사용하면서 업무의 효율은 높아졌지만 문장의 표현 수준은 현재와 같이 점점 획일화되어 갔습니다.

당연히 업무에 적합한 용어와 함축된 의미의 글을 쓰다 보니 '그 나물에 그 밥'과 같은 표현이 대부분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고 보니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한 번도 어떠한 구성과 항목을 넣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문구나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는 식의 가르침이나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었네요. 그냥 이미 작성된 선배들의 보고서를 보고 똑같은 형식과 표현을 사용하여 새로운 보고서를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복사하고 붙이기(Copy and Paste) 한 후 필요한 부분만 수정하는 일의 반복이었다고 봅니다.

영원을 갈아 넣어서 만들었다기보다는 시간과 노력을 갈아 넣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 같네요.

시간이 흐르면서 나름 저만의 노하우라고 생각되는 것이 차즘 쌓이기는 했지만, 이 역시도 자신의 생각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눈높이나 경향에 맞추어 써 나간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네요.


그래서 오늘부터 글다운 글쓰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내가 나에게 소소한 행복을 줄 수 있는 편안하고 재미있고 진정성 있는 내면의 생각을 글로써 표현하고자 합니다. 그렇다고 딱히 떠오르는 글쓰기 주제가 없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생각해 보니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요즘 보통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살아온 날 보다 살날이 좀 짧아지다 보니 하루하루 일상을 일기와 같이 써 내려가 보면 어떨까 합니다. 새로운 날마다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하루를 물 흐르듯이 흘려버리고 있었다는 후회가 생기네요.


둘째, 나이가 들면서 가장 걱정되는 것 중에 하나가 건강이네요. 저도 젊었을 때는 술을 참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대사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친구 몇 명이랑 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번 망가진 몸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이제부터 관리하고 살아 갈려고 합니다. 그래서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 '건강 지키기'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정리하고자 합니다.


셋째, 정년퇴직이 1년 정도 남았습니다. 34년의 직장생활 중 1/3을 팀장과 실장과 같은 조직관리 업무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이 팀의 성과를 향상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틈틈이 조직생활을 하면서 느낀 단상(생각나는 데로의 단편적인 생각)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넷째, 여행을 좋아하지만 자주는 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년퇴직 언저리이다 보니 여행을 과거보다는 자주 가지 않을까 하네요. 먼 곳이나 유명한 곳이 아니더라도 내가 있었던 곳에 대해 느낀 점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제 글쓰기의 스타팅 라인에 서있습니다. 피니쉬 라인은 보이지도 않네요.

두렵기도 하고 잘 뛸 수 있을지 하는 우려와 기대가 혼재합니다. 하지만 일단 시작해 보겠습니다.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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