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팀장 30, 이상한 놈, 모자란 놈, 특이한 놈 빼면 정상
35년 직장생활 중 약 1/4인 9년 이상을 팀장과 실장으로 지내다 보니, 수많은 직원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소 이상하거나 모자라거나 특이한 직원들이 있어서 한번 그 스타일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어떤 직원은 한 가지 뚜렷한 스타일만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동시에 여러 스타일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직원도 결국은 팀원이고 실원이니 잘 다듬어서 활용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막상 시도해 보면, 예상보다 훨씬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지난(至難) 한 일이라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1. 편 가르기 하는 직원
조직 내에는 업무 성과, 개인 역량, 특정인과의 관계 등에 따라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비주류에 속한 직원들은 조직에 균열을 만들고, 자기와 비슷한 성향의 직원들을 많이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러니 신입사원이나 전입사원이 오면 이들은 마치 영업사원처럼 적극적으로 다가가, 낯선 환경에 대한 어려움을 도와주고 업무를 지원하며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합니다. 그러나 자기 쪽 생각과 다르다고 판단되면, 한 순간에 적으로 간주하고 말을 섞거나 어울리려 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 조직 내 불평등과 불공정으로 인해 쌓인 불만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모든 직원에게 최대한 공정하고 공평한 기준으로 인사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지속적으로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회사에 대해 매사에 부정적인 직원
회사의 모든 사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문제점만을 부각해 동료들에게 퍼트립니다. 회사의 실적이 좋으면 운이 좋았기 때문이고, 실적이 나쁘면 상황판단을 잘못하였거나 실기한 결과라고 합니다. 비교 대상은 항상 글로벌 탑 티어(Global Top Tier, 최상위 등급) 기업으로, 우리와의 차이를 부각하기에 급급합니다.
간혹 탑 티어 기업보다 우리 회사가 나은 점이 있다면,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거나 탑 티어 기업의 일시적 실수로 치부합니다.
이러한 태도 역시 발단은 조직으로부터 소외된 경험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성과를 낼 수 있는 업무를 맡겨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성과에 대한 진심 어린 칭찬과 인정을 통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3. 똑똑한데 조직에서 아웃사이더가 된 직원
개인 역량이 뛰어나 업무를 빠르게 습득하고, 곧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매김합니다. 그러나 같이 일하는 동료와의 관계에서는 낙제점입니다. 자신보다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선후배는 무시하거나 상대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직 내에서 고립되고, 스스로 주변을 맴도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러한 인재는 잘 활용하면 조직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지만, 관리가 까다로운 스타일이라 쉽지 않습니다. 혼자서 수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맡기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독불장군처럼 업무를 처리할 가능성이 있어, 정기적인 코칭과 점검이 필요합니다.
4. 지나치게 착해 스스로 번아웃(Burnout)된 직원
조직 내 발생하는 모든 일에 발이 걸쳐 있습니다. 자신의 일 뿐 아니라 타인의 일도 해야 하니, 몸이 열개라도 모자랍니다. 부탁을 받으면 'No'라는 말을 못 하고, 업무를 계속 추가하는 스타일입니다. 일반적인 직원이라면 "힘들다", "도와달라"라고 할 텐데, 이 직원은 이마저도 마음이 여려 말조차 하지 못합니다. 결국 처리하지 못한 업무에 눌리고, 퇴근 후에도 그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진 채 지내다 보니 번아웃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이런 직원에게는 더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며, 번 아웃이 되지 않도록 업무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어야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사외교육 등 잠시 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5. 묵언 수행하는 직원
존재감이 거의 없어 출근 여부조차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출근 후 자리에 앉자마자 마치 '깨달음을 얻기 위해 벽을 마주하고 수련하는 스님'처럼 모니터만 바라보며 면벽수련에 들어갑니다. 동료들과는 끊어질 듯 말 듯 실낱같은 관계만 유지합니다. 자신의 업무는 그나마 수행은 하지만 그 외에는 관심이 없어, 조직 전체의 성과에는 기여도가 낮습니다.
이러한 직원에게는 정기적인 면담과 코칭을 통해, 스스로 마음의 벽을 허물고 나올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또한 여러 사람이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시켜, 자연스럽게 협업 경험을 쌓게 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6. 업무 수행이 어려운 술고래 직원
묵언 수행형 직원과는 반대로 늘 사건사고를 몰고 다니는 불안한 존재입니다. 마당발이라 모르는 사람이 없어 366일 술자리가 예약되어 있습니다. 오전 내내 숙취로 인해 업무 집중이 어렵고, 오후에 숙취에서 회복되어 업무 할 때쯤 되면 약속된 술자리 때문에 정시 퇴근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 목표 달성을 위한 '빅마우스(Big mouth)'로서 잘 활용하면, 외부 소통이나 분위기 조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성향을 억제하기보다는,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간을 위해 쉬는 날(간 휴식일)'로 정해 지킬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이때 동료들의 응원과 협력이 함께 한다면 더 효과적입니다.
7. 잡기에 강한 직원
업무에는 관심도 재능도 부족하지만, 놀고 떠들고 어울리는 데는 탁월한 역량을 가진 직원입니다. 근무 시간 중 실제 업무보다 휴게실에서 잡담하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업무 외 주식, 코인, 부동산과 같이 돈에 관련된 분야에는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추고 있어 순식간에 주위에 파리떼가 몰려듭니다. 수시로 휴게실로 가서 파리떼를 쫒아야 청결한 사무실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비중 있는 업무를 맡기기 어렵기 때문에, 잡다한 업무를 배정해 잡담 시간을 뺏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수시 순찰(?)을 통해 파리떼에게 무언의 압박을 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음 편에 계속하여 등재하겠습니다. To be continued. À suivre.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