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동남아 7일 크루즈 여행기, 드디어 크루즈 승선합니다.
이제 크루즈 여행의 2일 차 아침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가 탈 크루즈 선은 보지도 못하고 있네요.
새벽에 일어나 커튼을 젖히고 창밖을 내다보니 하늘이 우중충한 게 비가 올 것 같습니다.
펭귄의 크루즈에 탑승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Welcome aboard!
싱가포르 관광 후 크루즈 승선(2025. 10. 23)
오늘 오전은 싱가포르 관광을 하고, 오후에 크루즈 선에 승선을 하는 스케줄입니다.
그래서 아침 식사 후 9시까지는 짐을 챙겨, 호텔 로비에 모이기로 사전에 안내가 되었지요.
3층 조식 뷔페가 6시에 문을 연다고 하여 6시 30분쯤 내려가 보니, 이미 많은 분들이 식사를 하고 계시더군요. 역시 한국인들이 빠르기는 합니다.
식사 후, 어제 늦어서 하지 못한 호텔 인근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싱가포르가 영국의 식민지를 거쳐서 인지 주변 상가의 건물들이 모두 이국적이기는 합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조용한 상가 건물을 한 바퀴 돌아서 큰길로 나가보니 과일을 주로 파는 마트도 보이고 출근하는 사람들도 여럿 보이네요.
그런데 우리 호텔 맞은편을 보니 무척 이색적인 빌딩이 하나 보입니다.
붉은색 건물 외관도 돋보이지만, 무성한 덩굴식물이 27층 건물 전체를 뒤덮고 있어 무척 인상 깊은 ‘오아시아 호텔(Oasia Hotel)’입니다.
원래 이 빌딩은 높은 밀도의 도심 환경에서 녹지와 자연 공간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었다고 하는데, 지속 가능한 건축 디자인의 좋은 사례로 평가받으며 여러 국제 건축상도 받았다고 하네요. 서울도 싱가포르와 같이 좁고 답답한 도심을 갖고 있는데 이런 멋있고 좋은 뜻도 가지고 있는 건물 하나 정도는 있었으면 하네요.
어제 밤늦게 와서 몰랐는데 이곳이 도심 한 복판이라, 주변에 많은 고층 건물도 있고 아담한 크기의 녹지 공간도 군데군데 있더군요. 아직 시간이 좀 남아서 공원에 혼자 외롭게 놓여 있는 흔들 그네에 앉아 봤습니다. 조금씩 흔들어 보니 제법 높게 올라가네요.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재미있게 그네를 탔네요.
한참을 탄 후 다시 호텔로 돌아가면서 보니 흔들 그네 위에 “6세 이하의 어린이는 어른의 관리 하에서만 그네를 탈 수 있다”라고 쓰여 있더군요. 저희는 6세 이상이라서 다행이네요.
호텔 로비에 모여 오전 스케줄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듣고, 각자의 케리어에 크루즈 선에서 제공한 객실 번호가 표시된 택(Tag)을 붙였습니다. 나중에 크루즈 선에 탑승해 보니 방 인근에 케리어를 가져다 놓았더군요.
보타닉 가든
이제 버스에 탑승 후 첫 번째 관광코스로 유네스크 지정 싱가포르 국립식물원인 보타닉 가든(Botanic Gardens)으로 향했습니다(정확하게 말하면 보타닉 가든 내에 있는 오키드 가든이 세계문화유산입니다).
버스에서 내려 보니 보타닉 가든 자체는 입장료가 없는 모양이고, 난초를 볼 수 있는 오키드 가든(Orchid Garden)만 입장료가 있다고 합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조깅 또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이기는 하는데 전반적으로 한가해서 좋습니다.
며칠 뒤 갈 예정인 ‘가든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가 보고 즐길 거리 위주의 거대한 정원이라고 하면, 보타닉 가든(Botanic Gardens)은 160년 된 열대 공원으로 아침 산책을 하고 쉬러 오는 일상의 힐링 공간이라고 하네요.
보타닉 공원은 곳곳에 볼거리가 많아서 제대로 둘러보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린다고 합니다. 저희는 다음 스케줄로 인해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보행로를 따라 사방을 둘러보면서 보타닉 가든의 랜드마크인 시계탑으로 향했습니다. 아무래도 열대지방이라 그런지 바나나 나무와 고무나무가 이색적인 풍경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가는 중간에 사진 스폿이라고 하는 정자(Bandstand Gazebo)에서 사진도 찍었는데, 잘 꾸며진 잔디밭과 유럽 스타일의 정자와 같이 찍으니 제법 멋있게 나오네요.
나중에 보니 저희가 걸었던 곳은 보타닉 공원의 한쪽에서도 길 하나를 걸었을 뿐 이더군요.(체크 표시한 곳만 다녔네요).
이곳에서 손녀에게 줄 싱가포르 전통 의상을 한 벌을 샀습니다. 아마 돌은 지나야 입을 것이지만 그래도 예뻐서 구입했지요.
싱가포르 머라이언 공원
다음으로 이동한 장소는 마리나베이 샌즈 근처에 있는 ‘머라이언 공원(Merlion Park)’입니다.
싱가포르의 국가적 상징물인 머라이언은 상상 속의 동물로 상반신은 사자, 하반신은 물고기 몸통을 가졌습니다. 매우 유명한 상징물이다 보니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고 하는데, 정말 발 디딜 곳도 없기도 하고 머리이언이 힘차게 내뿜는 물을 받아먹는 포즈와 같은 인생 사진조차 찍기가 어렵더군요.
여기서 패키지여행이 빛을 발하더군요.
조금의 틈을 활용하여 저희가 찍은 공간을 확보해 준 덕분에, 같이 갔던 일행들 모두 머리이언과 함께한 사진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참, 열대과일 두리안을 닮아 독특한 외관을 한 에스프러네이드(Esplanade)는 시간도 없고 너무 붐벼서 멀리서 보기만 했네요. 이곳은 약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오페라극장을 비롯해 콘서트홀과 극장, 갤러리 등이 있다고 합니다.
저희가 간 날 중국 회사 중 한 곳에서 단체로 여행을 온 것 같습니다. 붉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몰려있으니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복잡하네요.
마리나 베이 컨벤션 센터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한 곳은 ‘샵스 앳 마리나 베이 샌즈(The Shoppers at Marina Bay Sands)’입니다.
여기서 잠시 화장실도 다녀오고 1시간 정도의 개인 시간도 주어졌습니다.
싱가포르 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가 있는데 바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입니다.
그리고 여기와 연결된 곳이 서울 코엑스의 3.5배 크기로 국제행사 250개를 한 번에 개최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마리나 베이 컨벤션 센터’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샵스 앳 마리나 베이 샌즈’이니 전체 규모가 상당하네요.
저희가 갔을 때도 컨벤션 센터 쪽에서 행사가 있는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지만, ‘샵스 앳 마리나 베이 샌즈’ 쪽은 평일이라 그런지 좀 한가하더군요.
아래를 내려보니 지하 2층에 곤돌라가 다니는 인공 운하도 보입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형상화한 것 같은데,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의 ‘베네시안 호텔’에서 봤던 것보다는 규모가 작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유명 상품 매장이 양쪽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특별하게 구입할 물건이 없기도 하여 그냥 걷다가 시원한 음료수 한 잔 마시면서 지나가는 사람도 구경하고, 건물 밖으로 나가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덧 모일 시간이 되었네요.
그런데 잠시 건물 밖으로 나가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다 보니, 그만 모임 장소의 방향을 잃었습니다.
저도 길은 정말 잘 찾는 편인데도, 이곳이 얼마나 큰지 한 두 번 길을 헤매니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겨우 아까 천장에 매달려 있던 크리스마트 트리를 발견하고, 모임장소에 정시 도착 했네요.
크루즈 선 탑승
이제 드디어 크루즈 선을 타기 위해 이동을 합니다.
가이드는 크루즈 탑승도 항공기 탑승과 같이 체크인과 보안 검사, 그리고 출국심사가 모두 진행되기 때문에 약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고 하네요.
크루즈 터미널 주차장에 도착 후 사람들을 따라가다 보니 길게 늘어서 있는 줄이 보입니다. 여러 줄인데 아무런 표시가 없어 일단 가장 짧은 줄로 갔지요. 줄 맨 앞에 뭐라고 적혀 있기는 한데 도무지 멀어서 보이지 않습니다. 나중에 보니 줄마다 해당되는 기호가 있기는 한데 그냥 터미널 안이 복잡하니 잠시 대기하는 줄이라고 알려주네요.
그런데 다른 시설과 달리 이곳 크루즈 터미널 입구는 에어컨이 설치되어있지 않아 무척 덥습니다. 그나마 흐려서 다행이지 햇볕이 심하게 비추었으면 엄청 더워서 고생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싱가포르 답지 않게 왠지 복잡하고 무질서하다는 느낌도 듭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얼마 전에 새로 오픈한 곳이라 아직 시스템이 완벽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크루즈 터미널의 역할과 기능]
1. 모항의 역할: 크루즈 여행이 시작되고 끝나는 중심지입니다. 승객들이 이곳에서 승선 및 하선하고, 승무원의 교대, 선박의 물자 보급등이 이루어집니다.
2. 관문 역할: 크루즈 여행객들이 이곳을 통해 다양한 목적지로 이동하는 관문 역할을 합니다.
3. 원활한 승객 처리: 대규모 터미널 시설을 통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수하물 처리, 출입국 심사, 세관 통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합니다.
4. 항공 연계 서비스: 크루즈 하선 당일 공항 얼리 체크인 및 수하물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여, 크루즈와 항공 여행 간 원활한 환승을 지원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출국심사를 하다 보니 출입국 시스템과의 연결에 문제가 있기는 한 모양입니다. 이미 전날 창이공항을 통해 싱가포르 입국 시 여권도 스캔하고 얼굴과 지문도 인식을 하고 들어왔는데, 오늘 크루즈 터미널의 출국 카운터에서는 사진이 나오지 않는 것 같더군요.
가만히 대화하는 것을 들어보고 그들이 사용하는 단말기를 힐끗 쳐다보니, 아내는 여권과 사진이 보이고 저는 사진이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카운터 뒤에 대기하고 있던 매니저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면 이곳저곳에서 인증을 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더니 겨우 출국심사 및 크루즈 체크인이 완료되었습니다. 대략 20분 정도가 걸린 것 같은데 나가보니 아직도 안 된 분도 계시더군요.
※ 크루즈 터미널의 카운터는 싱가포르 출국심사와 동시에 크루즈 선 체크인 센터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받은 보딩 패스(실제로는 SetSail Pass)를 보면 여행 일자, 승객 이름, 덱*과 방 번호, 머스터 스테이션(Muster Station)* 번호, 선박 명, 항구 명, 예약번호 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 덱(Deck): 배의 갑판을 의미하는데 그냥 1층, 2층과 같이 ‘층’이라는 의미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저는 DECK 9이니 9층입니다.
*머스터 스테이션(Muster Station): 크루즈의 특성상 승선 후 바로 실시하는 것이 비상안전훈련인데 이를 머스터 드릴(안전 훈련, Muster Drill)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때 탑승할 구명정 위치에 모이는데 이곳을 머스터 스테이션이라고 합니다. 구명조끼까지 입을 필요는 없지만 각자 정해진 장소로 이동하는 것을 연습하는 것입니다. 만약의 사태를 염두에 두고 연습하는 것입니다.
이제 짐을 갖고 크루즈 선이 정박한 옆 건물로 이동하였습니다. 여기서 다시 짐 검사와 보안 검사가 진행이 됩니다. 이곳을 통과해서도 다시 대기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 이유는 크루즈 승선 시 한꺼번에 많은 승객이 몰리는 사태를 막기 위험이더라고요. 그래도 건물 내에 있으니 시원해서 짜증이 조금씩 풀어지기는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객실 택이 붙은 케리어를 놔두고 간편한 짐만 갖고 이동을 하니 편합니다.
이제 드디어 승선을 합니다.
긴 탑승장을 따라가니 눈앞에 거대한 ‘로얄캐리비안 오베이션호’가 나타나네요. 클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직접 눈으로 보니 엄청난 위용입니다. 무슨 리조트 하나를 뚝 떼어내서 바다 위에 올려놓은 듯하네요.
탑승장과 연결된 곳을 갱웨이(Gangway)라고 부르는데, 크루즈 선과 항구를 연결하는 승하선용 통로입니다. 항공기의 출입문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유리창 구조물이 갱웨이와 연결된 통로입니다. 자세히 보면 이동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갱웨이는 주로 선박의 2~3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항구 상황과 시간 별 수심 변화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하네요. 저희는 2층 갱웨이를 통해 승선과 하선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왜 출입구를 갱웨이(Gangway)라고 했는지 궁금해지더군요.
예전에는 선박에 대규모 짐을 실을 때 항구마다 돈을 받고 짐을 실어주는 인부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을 갱(Gang, 집단이나 조직이라는 뜻)이라고 불렀답니다. 갱(Gang)들이 배와 연결된 다리와 같은 구조물을 이용하여 짐을 날랐는데 이것을 갱웨이라고 불러서 그렇다고 하네요
갱웨이에 도착하니 다시 보딩 패스(Setsail Pass)를 확인하고 X-Ray 검사도 실시합니다.
아까 가이드 분이 크루즈 체크인 카운터에서 여권을 달라고 할 수 있다고 했는데, 거기서는 안 받고 크루즈 선 갱웨이에서 여권을 달라고 하네요. 여권을 건네주고 받은 것이 준비단계에서 여러 차례 설명하였던 바로 ‘승선카드(Seapass Card)’입니다. 이제 크루즈 내에서는 이 카드가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것입니다.
이제 시간이 오후 2시를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가이드 분의 원래 계획은 승선 후 미팅 장소인 5층에 잠시 모여, 크루즈 선 투어를 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오전에 많이 돌아다니기도 했고 점심도 굶었더니, “당 떨어져서 우선 뭐라도 먹어야 할 것 같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그래서 일단 14층 뷔페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짐도 정리하고 잠시 쉰 후에 17:00까지 5층 만남의 장소에서 모이는 것으로 일정을 수정하였습니다.
서둘러 올라간 14층 뷔페식당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게 넓습니다. 가운데 음식 코너를 놓고 나머지 공간이 수많은 식탁이 놓여 있지만. 먼저 승선한 승객들로 인해 자리는 이미 만석인 상황이네요. 겨우 한 자리를 찾아 앉았는데 저희 일행 중 가장 연장자이신 어르신 두 분과 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네요.
홀 중앙에 약 20여 곳의 음식 코너가 있어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였는데 그건 오산이었습니다. 이용하는 승객이 많으니 동일한 음식을 적게는 두 곳, 많게는 네 곳 이상에서 제공하고 있었네요. 솔직히 규모에 비해 먹을 것은 그리 없습니다. 그래도 점심을 먹고 나니 기운이 좀 생기네요.
이제 객실로 가서 짐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중앙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에 내리니 도무지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기는 하네요. 엘리베이터 룸을 떠나 복도로 들어가 보니 100m 달리기를 해도 될 정도로 긴 복도가 보입니다. 모처럼 원근감이 확 느껴지네요.
복도에 붙어 있는 객실 번호를 따라, 한참을 걸었더니 멀리 저희 케리어가 보입니다. 바로 방 앞이 아니라 복도 한쪽에 일렬로 모아 놓았네요.
객실 문을 ‘승선카드’로 열고 들어가 보니 있어야 할 것이 모두 갖추어진 깨끗한 침실이 나타납니다. 방 끝에 있는 베란다로 나가, 밖을 내다보니 이제 크루즈 선에 탄 것이 실감이 납니다.
간단하게 짐을 정리한 후 시계를 보니 모이는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습니다.
그래도 크루즈에 승선하였으니 조금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가장 상부 층인 14층과 15층으로 향했습니다. 이미 식사를 한 승객들 중 몇몇은 수영장에 몸을 담그고 있고 일부 승객은 조깅트랙에서 배 밖을 내다보고 있네요.
저희도 수영장 인근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 하나씩 받아 들고, 잠시 선베드에서 쉬면서 먼바다를 쳐다보며 쉬었습니다. 인근 카페에서 피시앤칩스도 주길래 맛만 보려고 했는데 많이도 주네요.
이제 17:00시가 되어 모임 장소인 5층 중앙홀로 갔더니, 바로 정찬 식당으로 이동하자고 합니다. 정찬 식당은 예약을 하고 배정된 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인데요. 가이드 분이 미리 예약을 하셔서 저희는 그냥 식당으로 입장만 하면 되더군요.
안내받은 자리에 앉으니 가이드 분이 한글로 작성한 메뉴판을 나누어 줬습니다.
여기에 적혀 있는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중에서 하나씩 선택하여 먹을 수도 있지만 맛있는 음식이 있거나 양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더 주문을 하여도 된다고 알려 주네요.
저도 정보를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많이 시키려고 하니 부담이 되더군요. 잠시 머뭇거리니 웨이터가 “이것도 맛있고, 저것도 맛있다”라며 더 주문하라고 합니다. 얼떨결에 주문을 하고 보니 둘이서 애피타이저 3개, 메인요리 3개, 디저트 3개를 시켰네요.
잠시 후 나온 음식은 호텔 레스토랑의 요리와 같이 정성껏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하나하나가 맛있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뷔페에서 조금 먹을 걸 하는 후회도 되더군요.
식사 중 파도에 반사된 강한 햇빛이 눈에 거슬려 창 밖을 보니, 배는 이미 항구를 떠나 먼바다로 이동 중이었습니다. 앉아서 식사를 하면서도 배가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네요.
이렇게 크루즈 선에서 처음 저녁 정찬 식사를 마친 후, 19:30분부터 시작하는 아크로바틱 쇼를 보기 위해 19:00시에 다시 모임 장소로 향했습니다.
이 쇼의 이름은 ‘아크로바틱 듀오 앨지아(Acrobatic Due Elegia)’로 아크로바틱을 기본으로 약 40분 정도 진행이 되는데, 남녀 간의 호흡도 너무 잘 맞고 구성도 탄탄하게 되어 있습니다. 남녀가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 후 아이를 낳아 가정을 꾸민다는 스토리인데, 알고 보니 진짜 부부 이더군요. 선내를 돌아다니다 보니 두 사람과 아이들의 모습을 크리스털로 만들어 전시한 것도 있더군요.
누군가 크루즈에서 제공하는 쇼를 브로드웨이 스타일의 대형 뮤지컬과 마술쇼 등과 같이 상당한 수준이라 볼만하다고 하던데 맞는 말이네요.
이렇게 쇼의 여운을 뒤로하고 잠시 객실로 올라가 못다 한 짐 정리를 마저 마쳤습니다.
10시 30분에는 5층 선미에 위치한 카페 투 세븐티(Café two70)에서 진행되는 쇼를 보기 위해 서둘러 이동을 했습니다. 이번 쇼의 이름은 ‘스텍트라의 카바레(Spectra’s Cabaret)’입니다. 미디어, 라이브 퍼포먼스, 음악이 결합된 카바레 스타일의 쇼인데 저한테는 좀 난해하더군요. 이게 서양 스타일이기는 한데 가끔 동양적 느낌도 섞여 있는 게 주제도 불분명하고 음악도 저하고는 안 맞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이런 쇼는 원래 안 맞는 스타일이기는 한데 아내도 별로라고 하네요.
이제 크루즈 여행에서는 힘든 둘째 날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었네요.
내일은 말레이시아 페낭에 기항을 한 후 기항지 투어가 있는 날입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