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째 연속혈당측정기 사용 결과
주말 아침 TV를 켜면 당뇨 또는 혈당 관리에 관한 '유사 의료 방송'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국내 당뇨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고, 특히 20~30대 젊은 층의 발병률이 지난 10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한 현실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이런 방송은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방송 끝에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으로 효과를 얻었다는 내용을 내세우는 것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더군다나 이런 방송과 인접한 시간대에 홈쇼핑에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연계 편성'은, 이른바 '쇼 닥터(Show Doctor)'를 활용해 환자와 가족의 간절함을 이용하는 상업적 행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가끔 병석에 누워 계신 장인어른의 머리맡에, 얼마 전에 봤던 홈쇼핑의 건강기능식품이 놓여 있는 것을 봅니다. 그렇지 않아도 병으로 약해진 환자의 마음을 파고드는 상술이 못 마땅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무섭게까지 느껴집니다.
AGP(Ambulatory Glucose Progile), 활동 혈당 개요 보고서
14번째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사용하여 받은 '활동 혈당 개요 보고서(AGP)'를 토대로 제 상태를 점검해 보았습니다. AGP 보고서는 센서가 작동하는 동안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혈당을 분석해, 그 결과를 한 장의 리포트로 요약 제공해 주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보고서를 보면 대부분의 지표가 목표치 이내로 관리가 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목표 내 범위'의 경우 70%를 넘어야 하는데, 저는 78%이니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가 된 것입니다. 반면에 '평균 혈당'의 경우 목표치인 100mg/dL 이하로 관리를 권고하였으나, 124mg/dL로 목표치를 많이 상회하였네요. 14번의 리포트 모두 평균 혈당이 100mg/dL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어 아쉽기는 합니다. 하지만 평균 혈당 100mg/dL은 당화혈색소 약 5.1%에 해당하는 '매우 엄격한 정상인'의 수치라고 합니다. 그러니 저와 같은 당뇨 전단계에 계신 분이나 당뇨 환자의 경우와는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이지요.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시 않으셨으면 합니다. 참고로 제가 정말 식단 조절과 식후 운동에 최선을 다했을 때 당화혈색소가 5.4였습니다.
카카오헬스케어의 파스타(PASTA) 앱에서 제공하는 '일일 AI 인사이트'를 보면, 거의 매일 혈당 스파이크(급상승)가 2회 발생한 것으로 나옵니다. 그러니 아침 식사를 제외하곤 점심과 저녁 식사를 한 후 발생한 것이지요.
이것을 AGP 보고서의 그래프와 비교해 봐도 동일합니다. 점심과 저녁 식사 후 혈당이 급격하게 치솟거나, 어떤 때는 고혈당이 오래 유지되는 패턴이 뚜렷하게 확인이 되네요.
파스타 앱에서 제공하는 '일일 AI 인사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과 과도한 섭취량, 높은 나트륨 섭취가 혈당 상승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라고 합니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쌀밥과 면을 완전히 제외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흰쌀밥, 빵, 설탕, 탄산음료, 과자, 라면, 국수 등 단순 탄수화물(나쁜 탄수화물)의 섭취를 최대한 줄이는 노력은 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에 어쩔 수 없이 먹는다면 현미, 통밀, 렌틸콩과 같은 복합 탄수화물(건강한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식으로 대체하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말 어려운 것이 식단 조절이라 생각됩니다. 병원과 같이 제한된 공간이라면 식단 조절이 수월할 것이나 직장인과 같이 매일 외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식사 방식인 '거꾸로 식사법(채소→단백질→탄수화물 순서)'과 식후 30분 내외로 가볍게 걷기를 통해,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것을 막아주고 인슐린 민감성을 높이는 방법을 활용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오늘도 한낮의 기온조차 영하 1도로 추운 날이지만, 점심 식사 후 25분 정도 걷고 들아 왔습니다. 꾸준한 관리가 건강을 지키는 유일한 길임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