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뇨인의 고군분투 54

양산 햄버거와 수제 햄버거를 먹은 후 혈당 수치 분석

인터넷 폐지 줍기(일명 앱테크)를 통해 받은 양산(프랜차이즈) 햄버거 반 개로 아침 식사를 한 후 급격히 상승하는 혈당 수치를 보면서, 수제 햄버거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수제 햄버거 반 개로 아침 식사를 한 후 혈당 수치를 직접 측정하여 보았습니다. 궁금하면 해봐야 직성이 풀립니다.


일단 겉보기에도 수제 햄버거는 신선한 채소와 고기 패티 등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있어 한 입에 먹기 버거울 정도인 반면, 양산 햄버거는 대중의 입에 맞춰 표준화를 하여서인지 딱 먹기에 적당한 크기입니다.


프랜차이즈 vs 수제 버거, 혈당 변화의 차이

나름 실험의 객관성을 위해 최대한 동일 조건으로 설정을 해보았습니다.

둘 다 오전 6시쯤에 식사를 하였으며, 식전 혈당도 110mg/dL와 115mg/dL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실험자도 저이고, 측정에 사용된 연속혈당측정기도 덱스콤의 G7을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 물론 개인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니 참고로만 보시면 될 것이네요.


우선 양산 햄버거(왼쪽)의 경우 식후 30분 만에 혈당이 68mg/dL 급상승한 반면, 수제 햄버거(오른쪽)는 식후 65분이 지난 후에야 혈당이 39mg/dL 상승하는데 그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양산 햄버거를 먹은 후(왼쪽)에는 혈당 상승폭 자체가 클 뿐만 아니라 매우 가파르게 치솟는 혈당 급상승도 볼 수 있습니다.

image.png
image.png
[왼쪽: 양산(프랜차이즈) 햄버거 반 개 먹은 후 혈당 변화, 오른쪽: 수제 햄버거 반 개 먹은 후 혈당 변화]

식사 후 혈당이 상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상승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고혈당 상태를 유지하느냐'입니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진짜 혈당 스파이크(급상승)는 공복 혈당과 식후 혈당 간 차이가 50mg/dL 이상일 때이거나 식후 혈당이 140mg/dL 이상 상승할 때입니다"라고 합니다. 국내외 연구를 보면 건강한 성인 남성의 혈당은 공복 혈당이 90mg/dL이고, 식후 혈당은 140mg/dL 수준이라고 합니다.

제가 14번의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하면서 내린 결론은, 저와 같은 당뇨 전단계인 분은 일반적인 건강한 성인 남성의 기준치에서 한참 벗어난다는 것입니다. 공복 혈당 자체도 높지만 어떤 음식을 먹던 140mg/dL는 훌쩍 넘깁니다. 참고로 미국 당뇨병 협회(ADA)의 자료에 따르면, 당뇨 전단계의 혈당 범위는 '공복 혈당 수치는 100~125mg/dL이거나, 식후 혈당 수치가 140~199mg/dL'라고 합니다.

image.png [전당뇨의 혈당 범위, 출처: healthline]

강남 차병원의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은 젊은 층에 비해 혈당 수치가 다소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혈당치도 높아지는데, 50세 이후부터 10년마다 공복 혈당은 1~2mg/dL, 식후 혈당은 5~10mg/dL씩 증가한답니다. 그래서 대략 60세 이상은 '공복 혈당(8시간 이상 금식 후)은 110mg/dL이하, 식후 2시간 혈당은 160mg/dL 이하를 정상으로 본다'라고 하네요.


한번 더 확인을 해 보았습니다

수제 햄버거가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한번 더 확인하기 위해, 점심에는 섭취량을 3/4쪽으로 늘려보았습니다. 대신 식후 40분 동안 가벼운 걷기 운동을 병행하며 혈당 변화를 관찰해 봤습니다. 확실히 아침(반 개)보다 섭취량이 조금 더 늘었다고, 식후 85분 후에 58mg/dL가 상승하여 아침보다 높은 상승 폭을 보였네요. 섭취량이 늘면 혈당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식후 운동 덕분에 상승 속도를 늦추고 극단적인 혈당 급상승은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네요.(사진 왼쪽)


다음 날 아침에 다른 종류의 수제 햄버거 반 쪽을 먹고, 혈당 수치를 확인하니 식후 40분에 32mg/dL 상승했네요(전날 아침과 비슷한 수치). 확실하게 섭취량이 적으면 적은 만큼 혈당 상승도 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실입니다.(사진 오른쪽)

image.png
image.png
[수제 햄버거 3/4쪽 먹은 후(왼쪽), 1/2쪽을 먹은 후 혈당 변화]

혈당 급상승(스파이크)과 연령대별 혈당 기준에 대해 알아보았지만, 이는 학계나 병원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절대적인 잣대로 삼기보다는,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식사 후 혈당이 상승하는 것은 생리적으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당뇨 전단계 상태에서 보면 마음 놓고 식사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지난 14번의 연속혈당측정기 사용 경험으로 보면 혈당 상승이 적은 식단을 선택하고, 식후 운동을 철저히 지킬 때 혈당 조절은 분명히 가능은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계속 음식을 조절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매 순간 음식을 절제하고 운동을 일상화하는 것은 생각보다 고단한 과정이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식단에 최대한 신경 쓰고 몸을 움직이는 작은 실천이 모여,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을 향한 이 길고 지난한 여정의 정답은 '완벽함'이 아닌,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봅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image.png


작가의 이전글전당뇨인의 고군분투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