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흐르는 일상의 시간에서 벋어나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장소
부산 기장,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를 곁에 둔 '아난티 코브(Ananti Cove)'안에는 '이터널저니(Eternal Journey)'라는 문화 공간이 있습니다. 이름처럼 '영원한 여행'이 시작될 것만 같은 이곳에는 정갈하게 꽂힌 다양한 책들과 시선을 머물게 하는 전시물, 몽글몽글 아기자기한 굿즈, 그리고 음악과 차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한 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이터널저니'는 서울에 있는 대형 서점과 유사한 형태를 지녔지만, 바닷가와 접해 있어서 인지 아니면 아난티 코브가 갖고 있는 개성 넘치는 분위기와 어우러져서 인지 무척 색다른 느낌을 갖게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난티 코브에서 3일 간 묵으면서, 느끼고 즐겼던 '이터널저니'에서의 기억의 조각을 하나씩 꺼내여 보려 합니다.
첫인사는 카페로 시작합니다
입구를 통해 들어서면 처음 마주치는 곳이 바로 카페입니다. 이터널저니의 한쪽에 치우쳐 있기는 하지만 길고 단순한 구조가 한눈에 띌 정도로 떡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실내에서 책과 함께 또는 실외에서 바다 풍경과 함께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다를 좀 더 가까이 내다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리고 싶다면, 이터널저니 입구 바로 앞에 있는 '산 에우스타키오 일 카페(Sant' Eustachio IL Cafe)'를 추천합니다. 이곳은 로마 현지의 맛을 재현한 커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요. 평소 커피 동호회에 참석하고 있는 아들 말에 따르면, 원두가 품은 본연의 향과 깊이가 예사롭지(?) 않은 곳이라고 합니다. 푸른 기장 앞바다가 드넓게 펼쳐지는 창가 자리에 앉아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일상의 번잡함을 잠재우기에 충분히 향긋합니다.
이곳의 본질은 책입니다.
여행, 철학, 인문, 과학, 식음, 예술 등 다양한 책이 벽면 전체를 감싸고 있습니다. 책을 판매하는 곳이라기보다는 고풍스러운 도서관에 와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시간이 되시면 찬찬히 둘러보시고 도중에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한 권 빼내어 읽는 여유를 가져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앉아서 책을 읽을 자리는 충분합니다.
다양한 전시물과 굿즈도 함께 구경하세요
책과 책 사이, 서가의 틈바구니마다 전시물인양 아닌 양 다양한 볼거리가 그 자태를 뽐내며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냥 스쳐 지나치기엔 아까운 풍경들이니, 잠시 걸음을 멈추고 온전히 감상하며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앙증맞은 아이디어 상품과 전시물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담고 있으니, 가까이 다가가 그들이 건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아가자기한 문구용품
서가와 서가 사이,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다채로운 팬시용품이 전시되어 있어 가는 발길을 잡습니다. 당장이라도 글을 쓰고 싶도록 만드는 매끄러운 만년필과 보기만 해도 미소 지어지는 엉뚱 발랄한 필기구, 무언가 소중한 기록을 적어야 될 것 같은 아기자기한 노트와 메모지, 그리고 읽다 만 책장 사이에 넣어져 안정감을 찾고자 하는 예쁜 책갈피까지...
저마다 톡톡 튀는 개성을 뽐내는 작고 다양한 문구류가 여행자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유혹하는 굿즈도 있어요
공간의 한쪽 귀퉁이에는 아이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을 알록달록한 굿즈들이 보물처럼 놓여 있고, 그 뒤편으로는 아동 도서가 꽂혀 있어 아이들과 함께 오붓하게 책도 읽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물건들이 가득해 아이들과 오시면 사달라고 조를 수 있으니 이점은 감안하고 데리고 와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손녀가 유치원을 다닐 정도로 컸다면, 저도 하나 정도는 샀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터널저니에서의 느릿한 여행을 통해, '바다', '항해' 그리고 '쉼'의 키워드를 찾았습니다.
쉼 없이 흐르는 일상의 속도를 잠시 잊은 채, 느림의 미학이 머무는 이 특별한 공간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서두리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여행이 있음을, 이곳 '이터널저니'에서 배우고 떠납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