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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뇨인의 고군분투 1

당뇨 No! 피할 수 없다면 죽기 전날 OK!.

저에게 '당뇨병'은 무섭고, 짜증 나고, 생각하기도 싫은 상대입니다.

어머니는 5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뇌출혈'로 3개월 동안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시다 돌아가셨습니다.


당뇨병은 아직 정확하게 규명이 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유전적 요인이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하네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병 유병률은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에 해당할 정도로 흔하다고 하며, 2021년 기준으로 국내 당뇨병 환자가 600만 명을 넘어섰고 당뇨병 고위험군인 당뇨병전단계 인구는 약 1,583만 명이라고 합니다.(우리나라 인구가 24년 현재 5,175만 명인데 30.6%가 당뇨병전단계이네요.)


제가 바로 당뇨병전단계인 전당뇨인입니다.

그토록 듣기 싫었던 병명이 '당뇨병'인데도 불구하고, 종합검진 결과에 '당뇨 전단계'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아슬아슬하게 당뇨 전단계 수치에 살짝 발을 내밀고 있네요(당화혈색소가 2022년 5.8, 2023년 5.6, 2024년 5.7이었고, 공복혈당은 평균 110 이상이었습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의 자료에 따르면 저는 당화혈색소 5.7%로 당뇨병전단계(5.7~6.4%)이고, 공복혈당장애(공복 시 100mg/dl~125mg/dl)와 내당능장애(2시간 후 혈당이 140~199mg/dl)를 가지고 있네요. 여기에 당뇨병전단계는 당뇨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로, 일반적으로 매년 8% 정도가 당뇨병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아내와 함께 무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귀가하면서 엄청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몸관리를 잘못한 것이 제 탓이기에 할 말은 없었지만 답답하기만 하지 무엇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막막하더군요.

인터넷과 방송 등을 통해 각종 정보를 습득하고 먹어야 할 음식과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머릿속에 새겼고, 가능하면 따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의 최애 음식인 빵도 줄이고, 라면도 줄이고, 밥도 줄이고, 술도 줄이고, 과일이나 과자 같은 간식도 줄였습니다. 덕분에 몸무게는 4kg 정도 줄더라고요. 하지만 관리가 되고 있는지는 내년에 종합검진 결과를 봐야 알 것 같았습니다.  


유레카(Eureka)! 연속혈당측정기와 파스타앱

당뇨를 걱정하는 저를 위해 연속혈당측정기(CGM,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를 아들 녀석이 사다 주었습니다. 이런 게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병원에서 이야기해 주지 않으면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어떤 것을 구매해야 하는지도 몰랐을 것인데 너무나 반갑고도 고마운 선물이었습니다. 아마 용돈으로 주었다면 언감생심 연속혈당측정기를 살 생각을 못 했을 겁니다.

자! 이제부터 연속혈당측정기는 어떻게 부착해야 하는지, 파스타앱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한참 공부한 후 세팅을 완료하였습니다(설명서가 잘 되어있어 별로 어렵지는 않지만 궁금하시면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제 실시간(사실은 5분 단위)으로 그려지는 혈당그래프를 보면서 신기하기도 했지만, 혈당수치가 올라가면 우울해지고, 내려가면 즐거워지는 감정의 기복을 겪게 되었습니다.

처음 연속혈당측정기를 장착한 이후 6번째 장착을 하고 있지만 장착할 때마다 '삶의 질', 특히 '먹는 즐거움'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제 연속혈당측정기의 부착 후 파스타앱을 통해 나온 혈당 정보를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다만 저를 기준으로 작성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개인별 차이를 감안하셔서 보셨으면 합니다.

그래도 저와 같은 전당뇨단계이신 분들은 비슷한 경향을 갖지 않을까 하네요.


식사 후 혈당변화를 보면...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한 후 매 식사마다 혈당 변화 그래프를 보고 평균을 내서 만든 자료입니다.

[식후 혈당 상승에 대한 개인자료]
아침: 식후 23분부터 혈당 상승하여 식후 44분에 혈당 최고치 도달, 식후 1시간 18분부터 안정화(140mg/dl 이하로 내려감).

통상 아침식사는 샐러드 또는 한식으로 간단하게 먹었습니다.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한 횟수가 늘면서 위가 줄어들었는지 요즘은 달걀 1개, 사과 반 개, 100% 땅콩버터를 바른 샌드위치 반개 정도만 먹어도 속이 든든합니다.


점심: 식후 23분부터 혈당 상승하여 식후 57분에 혈당 최고치 도달, 식후 1시간 50분부터 안정화.

회사 식당에서 먹다 보니 음식조절이 쉽지는 않았지만, 가능하면 한식 위주로 먹었습니다. 면류가 나오면 최대한 다른 음식을 먹고 어쩔 수 없다면 기존량의 1/2 정도만 먹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가능하면 반찬부터 먹는 거꾸로 식사 방식과 천천히 꼭꼭 싶어 먹으려고 노력했지만, 다들 전투적인 식사로 인해 혼밥을 하기 전에는 실천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혼밥이 필요하네요.


저녁: 식후 22분부터 혈당 상승하여 식후 57분에 혈당 최고치 도달, 식후 1시간 24분부터 안정화.

저녁은 아무래도 집밥이다 보니 채소와 단백질 위주의 식단과 20분에 걸쳐 천천히 먹습니다. 가능하면 채소를 먼저 먹는 거꾸로 식사를 실천하고, 밥양도 식사조절 이전 대비하여 1/3로 줄였습니다. 



종합해 보면...

대충 식사 후 20분 이후부터 혈당이 상승하기 시작하고, 혈당 최고치는 50분 전후, 그리고 혈당이 내려와서 안정화되는 것은 차이가 있지만 1시간 30분 정도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밥을 먹은 후 바로 운동을 시작하면 혈당스파이크(공복일 때의 혈당과 식사 후 1시간 이내 혈당이 50mg/dl 이상 차이가 발생, 전문가마다 기준의 차이가 있음.)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고, 30분부터 1시간 정도 운동을 해야 혈당이 하향하는 상태로 전환되고, 1시간 30분이 되어야 혈당수치가 흔들리지 않는 안정화 상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아래 혈당그래프를 보면 음식의 종류는 다르지만 식후 바로 운동을 통해 혈당스파이크를 막았고(①), 이후 지속적 운동을 통해 혈당을 낮추고(②), 2시간 후 혈당이 정상수치 이내(③)로 내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운동은 주로 유산소 운동인 빨리 걷기, 맨손 등반, 맨손 줄넘기 등이며 최소 30분부터 최대 1시간 20분 동안 열심히 운동을 해서 나온 그래프입니다. 이때 평균 걸음수도 5,000부터 8,000보 정도 됩니다. 

운동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는 있다고 말씀은 드렸지만 10분~15분 정도의 운동으로는 혈당이 조절되지 않습니다. 이래서 음식조절이 먼저이고 이후 식후운동이 필수적으로 실행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파스타앱에서 보여지는 혈당정보]


연속혈당측정기를 달고 생활해 본 결과 식사조절과 식후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고, 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특히 식사를 혈당 상승이 안 되는 좋은(?) 음식으로 만 했다면 모를까, 일반적인 식사를 할 경우 거의 혈당스파이크가 발생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식후운동을 통해 혈당스파이크를 상당수 막을 수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연속혈당측정기의 자료를 기반으로 전당뇨를 벋어나기 위해, 나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 모든 자료는 제 개인자료이기 때문에 개인적 차이가 있음을 감안하시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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