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7. 호구짓 달인

말랑하면 다들 쥐어 뜯으려고 한다니까

by 겨울아이

이번 한 학기를 다니면서 느낀 건, 사람들에게 헤실거리면서 다닌 내가 참 바보라는 거, 뒤에선 욕하고 있는데 내가 웃고 있어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 거, 그리고 이젠 호구짓 안 할 거라는 거. 굳이 사람에게 잘 해줘봤자 결국 돌아오는 건 지들이 이용해 먹을 궁리라는 거.


그냥, 보건계 특징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긴 진짜로 도움 받고 나면 쓱 돌아선다. 고맙다는 말도 없고, 오히려 더 달라고 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모르는 사람 1이 되는 게 현실이라. 아무튼, 난 사람끼리 뭉쳐다니는 걸 애초에 좋아하지도 않았고, 누구에게나 열린 사람은 아닌지라 뭐. 평소엔 그렇게 활발하던 톡도 순간 툭 끊기고, 내가 톡 걸면 단답만 돌아오는 게 얼마나 치욕스럽기만 한 건지. 그래 놓고, 나중에 또 필요할 때 활발하게 톡을 보내곤 한다.


최근 같이 지낸 동기도 '이번 과목 조교는 네 랩실 선배니까 네가 물어봐라' 같은 엉뚱한 소리를 한다. 아니,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인데. 지가 알아낸 건 안 알려주고, 지가 궁금한 건 나한테 시켜서 알아내려는 심보가 궁극적으로 뭔지조차 짐작 가지 않는 게 현실이라서. 나한테 물어보라고 하는 이유도 모르겠고(나한테 왜 시키는 건지도 사실 모르겠다.), 자의식 과잉이라, 이번 발표 때도 분명 대학원생 분들이 관심 가진 발표가 내가 맡은 조라는 게 보였음에도 자신이 제일 잘 했다고 생각하더라. 조교님이 바쁘다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는데.


사회성 부족하다는 교수님 말 듣고 사람들에게 오히려 헤실헤실 다니는 게 독이라는 걸 이제 알았다. 왜 누나가 계속 사람 믿지 말라는지, 임상조교수님도 자기는 사람 안 믿는다는지, 누나가 랩실에서조차 뒷담을 듣는다는 걸 듣고 역시 한국인은 3명이 모이면 1명을 욕한다는 게 사실이라는 걸 알아가는 한 학기였다. 잘 해줘도 지랄, 못 하면 더 지랄. 집단주의 진짜 너무 싫다고.


그냥 나도 정말 최소한으로 필요한 관계만 유지하고 사는 걸 목표로 하자. 솔직히 없던 사회성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 보다, 내가 잘 나는 게 더 중요하니까. 굳이 힘들이면서까지 사람에게 미소 보이고 싶지 않다.


참, 여기 같이 지내는 애도 마찬가지. 사람 편하게 대하니까 결국 이기적인 행동만 하고 끝나더라. 이제 내가 손해보는 짓 하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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