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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학기 중간고사

2025.04.23

by 온호

중간고사

오늘 하루 동안 중간고사 시험 세 개를 쳤다. 학교 공식 시험기간은 22일 화요일부터 28일 월요일까지지만 나는 금요일에 또 시험 세 개를 치면 25-1학기 중간시험은 모두 종료된다.


나는 밤늦게까지 자지 않고 공부하는 걸 못한다. 고등학교 때는 쉬는 시간에도 식사 시간에도 공부를 할 정도로 열심이었지만 밤에는 아무리 늦어도 1시쯤에는 잤다. 일찍 자는 밤 잠을 참을 수가 없는 몸인 것 같다. 대신 새벽에 일어나서 공부를 하곤 했다. 그건 가능했다.


오늘도 그랬다. 어제 11시 전에 누워서 자고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5시부터 공부를 했다. 고전 읽기-플라톤 과목의 논술 문제 네 가지의 답을 외울 시간이 좀 더 필요했다. 실제 시험에서 쓰는 것처럼 답안지를 작성해 보기를 7시까지 하다가 운동을 짧게 하고 샤워를 했다. 시험 기간이라고 운동할 시간 아끼는 건 큰 의미 없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다. 어차피 공부 사이에 쉬는 시간은 필요하고, 운동을 하고 나면 환기가 돼서 다음 공부에 도움도 된다.


사실 이번 시험기간에는 따로 준비할 게 많이 없었다. 강의들은 주차별로 그때그때 복습을 했고, 과제나 시험 문제에 관한 것들은 받자마자 미리 풀어서 숙달했다. 나는 시험 기간에 걸어 다니면서 노트를 보거나 밥 먹으면서 태블릿을 보거나 하고 싶지가 않다. 마음이 쫓기거나 급하거나 힘들고 싶지가 않다. 그래서 미리 해놓는 것 같다. 미리 하고도 부족하다면 그렇게 하지만.


상정한 수준도 그렇게 낮은 건 아니지만 오늘의 시험들은 상정한 것보다 잘 봤다. 여유롭고 좋다.


이웃 2

지난번 일기 "열정의 냄새"에서 이웃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복도에 책상이 하나 나와있었고 2호 남자가 책상을 내놓은 사람으로 나를 의심했었다. 그리고 책상이 몇 번 왔다 갔다 한 것까지 이야기했었다.

다른 집에 벨 누르는 소리가 안 났는데 어떻게 4호인지 특정하고 4호 앞에 갔다 놓았는지 의문이었는데 그 후에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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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주인인지 아닌지 남의 집 앞에 어의가 없네요. 다시 원위치 2번이나 했더니 다시 가져다 두었네요. 문도 안 열리게 막아놓으시고."

책상 끌리는 소리가 복도에서 몇 번 났었다. 그러다 결국 저렇게 종이가 한 장 늘었다.


어제 아침에 결국 책상은 비상통로 층계참에 가있는 걸로 엔딩이 났다. 소리 없는 기싸움부터 포스트잇 말싸움까지 흥미롭게 구경한 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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