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 신청
8월 5일 화요일 10시 30분부터 25-2학기 수강 신청이 열렸다. 4학년부터 순서대로 하루씩 열어줬다가 12일에는 전학년이 다시 신청을 할 수 있게 돼있다. 수강 신청 대기하던 중에 정원이 40명인 강의에 잔여인원이 7명으로 뜨길래 행정실에 전화를 해봤다. 4학년 쿼터가 7명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생각보다 좁은 관문에 갑자기 긴장이 됐다.
결과적으로 8번의 수강 신청동안 소위 "올클"을 해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에 있었던 1학기 수강신청의 실수를 잊지 않고 기록해두었다가 까먹지 않게 준비를 해놓은 덕도 있었고, 내가 수강 희망한 강의들이 경쟁이 치열한 꿀강의가 아니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어쨌든 처음이자 마지막 올클, 기분이 좋았다. 오른손 검지 끝과 왼손 검지 끝이 각각 마우스와 ESC 버튼 위에 바짝 긴장한 채로 대기하던 순간의 떨림, 기대, 흥분도 좋았던 것 같다.
수강신청이 끝나고, '학교를 연달아 다녔으면 이런 수강신청 폼을 계속 유지하면서 다닐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틀린 생각일 가능성이 높다. 그 경우에도 언제나 다른 변수들은 찾아왔을 것이다.
이번 학기에 11학점을 들으면 졸업할 수 있는데 13학점을 듣게 됐다. 11점을 딱 맞춰 듣기가 더 번거로워서 3학점짜리 4개를 신청하고, '학교 다닐 때 해볼 걸' 하고 아쉬워할만한 1점짜리 웨이트트레이닝 강의를 추가로 신청했기 때문이다. 겨울 방학 때 진행되는 승마같은 여러 야외 스포츠 실습 강의도 관심이 가지만 일정이 안 될 것 같아서 포기했다.
방에서 노트북 인터넷 속도 체크를 하고 네이비즘으로 학교 시간을 보고 있을 때 '노트북 랜선을 직접 연결할 걸! 왜 와이파이로 했지.'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었다. 시간이 이미 다 돼갈 쯤이어서 아쉽지만 그대로 진행했다. 결과가 섭섭지 않아 다행이다. 안 그랬으면 랜선 연결을 늦게 떠올린 것이 한동안 아쉬움으로 남았을 것 같다.
여섯 달을 벼른 수강신청을 10초도 안돼서 마친 후 출근 준비를 했다. 앱 상의 근로 시간표를 잊지 않고 미리 깔끔하게 조정해두었었고, 수정된 근로를 마친 후 잊지 않고 다시 원래대로 수정해두었다. 그 동안 몇 번의 근로를 경험하면서 관련 시스템을 완전히 숙달했고, 더 이상 몰라서 실수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 그 실력을 뽐낼 무대가 한 번밖에 남지 않았다니 뭔가 아깝다.
수강 신청과 다른 일정으로 빠진 시간만큼 일요일에 보충 근로를 잡았다. 휴일이 없는 교외 근로지에서 근무하면 이런 점이 좋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근데 한 학기밖에 안 남았다. 좀 이것저것 익숙해지고 알만해지니 끝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