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겨울, '그림'이라는 따뜻한 위로.

갤러리 청주 '마음 설레는 아트테크 전시회'

by 박상준

‘마지막 달력이 남으면 아이들은 들뜨고 어른들은 한숨을 짓는다’

진장춘의 시 ‘마지막 달력’ 중 한 대목이다. ‘시간의 강’이 쏜살같이 흐르는 세모(歲暮)다. 올해는 누구나 유난히 한숨이 짙다.

코로나 팬데믹이 만들어낸 ‘디스토피아’ 세상에선 누구나 춥고 힘든 시간이다, 그래서 겨울을 녹이는 ‘난로’보다 ‘사람의 온기’가 더 마음에 와닿는다.

스산하고 메마른 일상에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과 그림을 감상하고 음악을 듣는다면 자신에게 전해주는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

혼자라도 좋다. 전시회에 가서 올 한 해 고생한 내게 그림은 뜻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 더구나 그 그림이 새 ‘희망’의 불씨가 된다면 더욱 소중하지 않을까.


<가국현 작가 작품>


‘갤러리 청주(GCJ)에서 연말연시를 맞아 10일부터 2022년 2월 12일까지 열리는 ’ 마음 설레는 아트테크‘전은 그런 점에서 시간 내서 가볼 만한 전시회다.

이번 전시회가 주목받는 것은 절정기를 맞은 작가는 물론 한창 물오른 신예 등 ’ 블루칩 작가‘들이 대거 그림을 출품했기 때문이다.

수묵담채화의 거장 김춘옥의 담담하지만 흡입력 있는 작품과 요즘 드라마 '쇼윈도' 여주인공 한선주 자택 거실에도 걸릴 만큼 성가를 높이고 있는 색채의 마술사 가국현의 '신상'그림을 만날 수 있다.

또 '빨간 벤치'와 '꽃', '날개'라는 오브제로 자신의 로망이 담은 초현실적인 세계를 그린 김지현(남)과 다채롭게 변주한 금빛의 '들풀'로 생명의 절정을 표현한 성민우의 그림도 걸렸다.

이밖에 강호생, 곽미영, 김경섭, 김지현(여), 박영학, 소영란, 이기숙, 정봉기, 정의철, 최기정 등 2021년 미술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중견작가들이 자신의 예술세계를 농밀하게 녹여낸 그림 80점을 선보인다.

말 그대로 한결같이 ’ 마음 설레는 그림‘들이다.


<성민우 작가 작품>


특히 이번 ’ 아트테크 전‘은 예술의 변방인 청주에서 열린 다는 점에서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올 들어 국내 미술시장은 그림의 효용가치에 눈을 뜬 3040세대의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서울 주요 아트페어에서 시작된 흥행 열풍은 지방으로 파급되는 분위기다.

지난 10월에 열린 ’ 키아프 서울‘에선 미리 ’ 찜‘해 놓은 그림이 오픈 첫날 벽에 걸리기도 전에 팔려나가는 바람에 눈물을 흘린 사람까지 생겼다는 보도는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지금 미술시장의 풍경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한정판 샤넬 핸드백이나 페라가모 구두 등 명품 소비에 쏠렸던 MZ 세대의 인식이 바뀐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그림에 대한 시각이 변했기 때문이다. ’ 그림 감상‘으로 힐링하고 공간 분위기를 풍요롭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골드바와 부동산, 주식처럼 투자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지현 작가 작품>


’ 갤러리 청주‘의 ’ 마음 설레는 아트테크 전‘도 이런 점을 고려했다. 감상 가치와 소장 가치뿐만 아니라 투자가치도 두루 감안해 작가와 작품을 선정했다고 한다. 전문가들로부터 검증된 탄탄한 실력, 창의성, 작품 완성도, 그리고 고객의 선호도와 미래 가치 등에 비중을 두고 선택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 아트테크‘전은 청주권 미술시장의 열기와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대도시의 아트페어전과 화랑가에서 일기 시작한 ’ 볼 마켓(황소처럼 강한 장세)‘이 과연 청주에 상륙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하고 스산한 송년에 그림을 통해 위로를 받고 재테크까지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마음 설레는 아트테크 전'이 세모에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갤러리 청주 나진묵 관장은 “내가 구입해 집 안에 걸어놓고 즐긴 작품이 어느 순간 커다란 자산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며 “이번 전시회는 소규모 아트페어전이지만 미술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그림을 감상하며 코로나19로 더욱 각박해진 일상에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갤러리 청주 043/237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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