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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준 Apr 03. 2022

‘4월엔 이 길’ 명품 걷기길 5선

법정스님은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었기 때문에 봄이 온것”이라고 했죠.  동네 뒷산을 걷다가 오솔길에 화사하게 핀 꽃을 보니 진짜 봄이 온듯 합니다. 

이해인 시인은 시 ‘4월’에서 ‘눈이 짓무르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 발 부르트도록 꽃 길 걸어볼랍니다’라고 했는데 바로 내마음이기도 합니다. 

트레킹카페 마이힐링로드가 꼽은 4월의 걷기길은 *전남 신안 증도 모실길 *경북 상주 구수천팔탄옛길 *충남 금산 비단고을 보곡산 봄꽃길 *전남 여수 영취산 진달래길 *전남 남원 지리산신선둘레길입니다. 


  '느려서 행복한 섬' 전남 신안 증도 모실길


증도는 동백꽃이나 유채꽃이 만발한 화려한 섬은 아닙니다. 평범하지만 편안하고 느긋한 섬입니다. 그래서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선정된 섬입니다.

슬로시티는 서두르지 않고 자연의 시간에 맞춰 균형 있게 살아가는 곳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곳에선 속도경쟁을 벌이는 도시의 시간이아닌 몸이 느끼는 자연스런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증도는 섬 전체가 도보여행길입니다. 증도를 아우르는 42.7㎞의 트레킹코스를 '모실길'이라고 합니다. 모실길은 모두 다섯 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5코스 중간인 증도면사무소에서 1코스인 천년의 숲길 마지막구간인 철학의 숲길까지 걷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략 10km를 걷게 됩니다.

트레킹이 끝나면 붉은함초와 하얀띠꽃, 뜨거운 소금밭이 있는 태평염전도 꼭 가볼만합니다. 증도는 몇년전 연륙교가 생겨 배를 타고 가지 않습니다. 난이도는 중입니다.


증도면사무소~상정봉~우전해수욕장~천년숲길~망각의 숲길~철학의 숲길 / 편도


 

 '소박하고 차분한 여울길' 경북 상주 구수천 팔탄 천년옛길.  


숲속에서 청량한 바람이 부는 소박하고 한적한 옛길입니다. 금강 본류를 향해 여울이 굽이쳐 흐르는 청정한 물길이기도 합니다. 천년전부터 사람들은 이 길을 따라 경북 상주 화서·모동과 충북 영동 황간을 걸어다녔습니다.

길도 세월이 흐르면 훼손되고 끊어집니다. 이 때문에 일부 통행이 어려운 암벽 구간에 목책과 데크, 층계를 새로 깔았지만 흙길, 모랫길, 낙엽길, 돌길 등을 원형그대로 살려 옛길 본연의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위와 암벽, 울창한 숲과 옥류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고즈넉한 길입니다. 

산간 사이로 숨어드는 은근하면서 얌전한 물길을 바라보며 걷다보면 세속의 잡념이 물거품처럼 사라집니다. 소요시간 3시간40분 난이도는 중입니다.


경북 상주 옥동서원~세심석~출렁다리~임천석대~충북 영동 반야사~옥동서원 / 왕복

  

‘폭죽같은 봄꽃세상’ 충남 금산 비단고을 보곡산길 


보곡산길은 차량행렬과 밀리는 인파로 어수선한 유명 꽃길과 달리 차분히 걸으며 봄꽃을 음미할 수 있는 소박한 길입니다. 4월 초순이면 신록사이에 서있는 산벚꽃의 흰빛이 폭죽처럼 봄 산을 물들입니다.

산 능선에 촘촘하게 서있는 나무에 신록이 내려앉고 햇빛받은 신록은 금방이라도 연둣빛 물방울을 떨어트릴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먼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새 잎이 하늘거릴때는 향긋한 향기를 머금은 봄꽃이 걷는이의 마음을 흔들어놓습니다.

산벚꽃, 조팝나무, 생강나무, 진달래가 신록과 어우러진 순수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뽐어냅니다. 계곡을 따라 올라온 봄을 맞아 절벽은 꽃과 새순을 피워 잔치를 열고 절벽에 핀 꽃은 보곡산이 나그네에게 주는 또 다른 풍경입니다.  거리 10.4km의 원점희귀 코스로 난이도는 중.


임도들머리~보이네요 정자~산꽃세상 정자~봄처녀 정자~삼백년 소나무~마을 / 원점희귀.


 보라색 꽃길. 전남 여수 영취산 진달래길 트레킹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이 말해주듯 진달래는 한국인의 슬픔과 恨의 정서를 담은 꽃입니다. 매년4월이 되면 벚꽃에 뒤이어 진달래가 곳곳을 붉게 물들이는데 그중 여수 영취산 진달래가 곱기로는 제일로 꼽힙니다. 붉은 산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대표적인 꽃길이기 때문입니다.

여수시 북동쪽에 자리한 영취산(510m)은 수려한 산세는 아니지만4월이면 산 중턱에서 정상까지 진달래로 뒤덮여 그야말로 산이 붉게 타오르는 듯한 장관을 이룹니다.

진달래길 트래킹은 GS칼텍스에서 시작해 450봉을 거쳐 영취산 정상까지 약 2.5km를 오른뒤 정상에서 봉우재로 내려와 흥국사로 하산하는 코스입니다. 산길 트레킹으로 넉넉잡아 4시간 정도 걸립니다. 난이도는 중상입니다.

 

GS칼텍스~450봉~정상~봉우재~흥국사 / 편도.


 '토속적인 산길' 전북 남원 지리산 신선둘레길 철쭉 트레킹. 

 

지리산 신선둘레길은 신선처럼 마음을 비우고 편안한 마음으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토속적인 산길입니다. 산내면 원천마을을 들머리로 삼아 팔랑마을을 지나 팔랑치를 오르면 전국 제일의 철쭉 군락지인 바래봉이 나옵니다.  

매년 4월말부터 5월말까지는 바래봉 철쭉제를 개최해 만개한 철쭉군락의 매혹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어 둘레길의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합니다.

팔랑마을은 해발 600m 고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두메산골의 전통과 아름다운 자연이 살아 숨쉬는 전형적인 산촌마을입니다.

곰이 하늘을 쳐다보고 누워있는 형상의 '곰재', 지리산 산신령이 천왕봉으로 가는 길에 마셨다는 '참샘'도 있습니다. 또 6·25 사변이후 가난과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화전을 일궈 감자, 고구마 등을 재배해 지게로 운반하며 이 고개를 넘으려면서 저절로 탄식과 눈물이 흘렸다고 해 지워진 '울고 넘는 눈물고개'와 억새집 등 추억거리등 스토리텔링이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난이도는 내령마을까지(6km)는 중, 바래봉까지(7km)는 중상입니다. (관광버스를 이용하면 남원 허브밸리주차장으로 내려가면 됩니다)


 원천마을~팔랑마을~팔랑치~바래봉  / 왕복 14km


 "치유의 숲" 경기 가평 축령산 잣나무숲길 트레킹. 


축령산은 경기도 남양주와 가평군 경계에 아담하게 솟아 있는 산입니다.

그 산에 해방직후에 조림한 잣나무 수십만그루가 빽빽히 들어서 있어 숲자체가 산림욕장입니다. 숲이 내뿜는 청량하고 상쾌한 기운에 걷는 내내 마음이 평온해 집니다.

어디선가 산토끼나 고라니가 튀어나올것 같은 깊은 산속이지만 길은 정갈하고 숲은 고요합니다. 숲길에서 새소리와 서늘하게 몸을 휘감고 도는 피톤치드의 짙은 향도 일품입니다.

잣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다른 나무에 비해 효과가 탁월해 면역력을 강화시켜주고 아토피뿐만 아니라 우울증에도 효능이 좋습니다.

이때문에 축령산 잣나무숲은 지난 2010년 산림청으로부터 '치유의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하늘과 맞닿을듯한 높다란잣나무의 늠름한 위용도, 이름모를 들꽃사이로 날아다니는 나비도 색다른 감흥을 줍니다. 치유의 숲 트레킹은 일상에지친 도시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거리는 8km. 난이도는 중하입니다.


산책길~하늘호수길~평지길~둘레길~찻향기 피톤치드길등을 이어 걸으면 됩니다./원점희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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