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남은 자리

그대로인 듯 그대로가 아닌 우리

by 오늘도스리

우리 집에 큰 변화는 없다.


애비는 여전히 폰을 보며 식탁에 앉아있고,

가끔은 스리도 애비 따라서 폰을 들고 온다.


“스리야, 폰 치워.”


애미는 또, 스리에게만 말한다.

그러자 애비도 쭈뼛거리며 화면을 끈다.


“아빠 따라 한 건데...”

“그러게 왜 아무거나 따라 해? 좋은 것만 따라 해!”


혼자만 혼나 억울하지만,

스리는 스리 몫만큼만 혼이 난다.


애미가 설거지를 하는 사이, 거실이 소란스러워진다.

스리의 적극적이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린다.


“아빠, 하지 마! 하지 말랬지!!”

“... 알았어.”


애비는 주춤거리며 손을 거둔다.

스리의 말은 조금씩, 말이 되어간다.


끝없이 이어지던 일들이 이제는 시작과 끝을 갖게 되었다.

언젠가는... 시작조차 사라질까?


우리 집에 큰 변화는 없다.


스리는 여전히 기대하며 말하고,

애미는 감추지 않고 말하며,

애비는 눈치라는 것을 보며 10초쯤 폰을 닫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