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또, 기다릴 준비를 한다.

by 오늘도스리

나는 어떤 사람이지?

이 아인 어떤 아이일까?


육아를 시작하며,

이런 질문을 수도 없이 던졌다.


나를 알아야

내가 어떤 엄마가 될지 알 수 있었고,

이 아이는 나와 다른 존재라는 전제가 있어야

아이의 반응을 견뎌낼 수 있었다.


그렇게

나와 아이를 관찰하면서

깨닫게 된 것이 ‘기다림’이다.


갓 태어난 아이는 0살

엄마나이도 0살.


몸과 마음은 이미 30여 년을 살아왔는데,

엄마로서의 나는 이제 막 시작이다.

그 시간의 간극이 나를 자주 흔들어댄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심심하면 놀고,

할 일 있으면 하고.

당연했던 모든 일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다.


“왜 이게 안 되지?”

내 경험치는 묻지만,

0살 엄마는 해줄 말이 없다.


내가 택한 기다림은

아이가 아닌, 0살 엄마를 향한 기다림이었다.

엄마도 자랄 시간이 필요하다.


못해도 괜찮아.

부족해도 괜찮아.

안 해줘도 괜찮아.

잘못한 것 같아도, 잘못되지 않아.


오늘 나와 아이의 따뜻한 눈 맞춤 한 번이면,

그걸로 엄마의 할 일은 다한 거다.


아이를 잘 키우는 법은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우리 집에는

스리가 주도하고, 내가 기다리는

우리만의 길이 있다.


고작 초1, 7년의 육아였지만

지금 스리와 나는 대부분 대화로 풀며,

싸울 일 없는 평화로운 날들을 보낸다.


고학년이 되고,

사춘기라는 큰 파도가 다가오고 있지만

나는 또, 기다릴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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