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준비가 다 되어 가는데
클레이를 하겠다는 스리.
“지금 하면 조금밖에 못하니
저녁 먹고 오래 하자. “
뿌앵~바로 경보음이 울린다.
발아래 우는 스리를 두고
저녁 준비를 마무리한다.
“그럼 너 혼자 하고 있어. 엄마는 밥 먹고 할게.”
기본생활루틴 지키기는 그만큼 중요했다.
으앙~ 더 거세지는 울음.
매달리고 떼쓰는 스리를 무시하고
애미는 밥을 먹는다.
식사시간을 지키는 루틴의 중요성과 스리의 감정.
무엇이 더 중요한 걸까?
일단
밥을 먹고 노는 것으로 정했으니, 밀어붙인다.
스리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애미는 밥을, 목구멍으로 넘긴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최대한 자연스럽게 놀이를 시작한다.
스리도 언제 울었냐는 듯, 손을 움직인다.
스리(클레이를 가위로 자르며)
엄마, 스리 왜 울었어?
애미(뜨끔하지만 모른 척)
글쎄. 왜 울었지?
스리(배시시 웃으며)
엄마가 밥 먹고 놀자고 했어.
애미(같이 웃어주며)
그래서 엄마는 밥 먹고 놀고 있지.
스리는 뭐가 궁금한 걸까?
아니, 뭘 확인하고 싶은 걸까?
정말 몰라서 묻는 걸까?
애미는 두 살 스리에게 들이댄 잣대가
빈틈없이 정교했음을 깨닫는다.
30분쯤 놀고, 밥 먹어도 됐을 텐데...
애미(클레이를 건네며)
엄마는 약속을 꼭 지켜.
이제 많이 많이 놀면 돼.
스리(벌떡 일어나며)
엄마, 스리도 밥 먹고 놀래.
먹으라고 해야 할지
그냥 놀라고 해야 할지
하... 고민의 연속이다.
기준을 정한다고 정했는데도
매 순간 고민되고 어렵다.
애초에, 기준이 제대로 정해진 것일까?
예외란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훈육은, 이래서 어렵다.
애미의 기준이 어느 정도 명확해질 때까지
이런 혼란은 계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