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 제주의 바다는 오히려 뜨거워진다.
서귀포 모슬포항에서 열리는 ‘최남단 방어 축제’는 바다의 왕자 방어를 주인공으로 한 제주의 대표 겨울 잔치다.
쿠로시오 해류가 스치는 가파도·마라도 해역에서 자란 방어는 단단한 살과 깊은 맛으로 ‘겨울이 빚은 선물’이라 불린다.
11월부터 2월, 가장 맛이 오른 시기에 맞춰 열린 축제에는 매년 2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다.
방어 맨손잡기, 가두리 낚시, 경매 체험 등 바다를 오감으로 느끼는 프로그램이 가득하고, 해녀노래자랑과 퍼레이드, 불꽃놀이까지 이어지며 열기는 절정에 달한다.
무료 시식 코너와 향토음식 체험, 먹방 대회 등 먹거리 행사도 풍성하다.
송악산 자락의 역사와 풍광을 즐기는 여행객까지 더해져, 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축제를 넘어 제주의 삶과 바다가 함께 쓰는 겨울의 서사로 자리했다.
방어 한 점에 제주의 인정이 녹아 있고, 그 한입이 곧 바다의 온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