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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보다 시원하다" 조용해서 더 좋은 여름 산책지

by 발품뉴스

연못 위 무지개다리 아래
모네가 머물렀을 것 같은 정원
한국의 지베르니라 불리는 비밀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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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낙강물길공원)


다가오는 7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계절이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바다도 계곡도 북적이는 인파에 쉽게 발길이 가지 않는다면 ‘조용하지만 특별한 곳’을 찾아야 할 때다. 그런 당신에게 안동의 낙강물길공원을 추천한다.


사실 ‘공원’이란 단어에서 흔한 산책로를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낙강물길공원은 다르다. 여기는 자연과 예술, 쉼과 사색이 동시에 머무는 특별한 공간이다.


안동댐 수력발전소 입구 왼편, 언뜻 보면 그냥 숲처럼 보이는 이곳은 ‘비밀의 숲’이라 불릴 만큼 조용하고 깊은 정취를 품고 있다.


연못과 폭포, 정원과 돌다리, 메타세쿼이아 길과 전망대까지 누구에게든 필요한 ‘하루의 여유’를 고요하게 채워주는 곳이다.


낙동강을 따라 걷다 보면, 갑자기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장면이 펼쳐지는 경험. 프랑스 지베르니를 닮았다는 이 공원에서 여름날의 피서가 아닌, 마음을 식히는 산책이 시작된다.


물 위에 피어난 풍경

낙강물길공원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품은 듯한 정원이다. 연못 위로 놓인 돌다리와 그 주변에 늘어선 메타세쿼이아, 전나무 숲길은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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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낙강물길공원)


연못은 안동댐의 배수구를 지나 자연 낙차로 떨어진 물이 만든 폭포와 무동력 분수로 구성되어 있다.


무지개다리를 중심으로 습지가 어우러진 풍경은 신비로움을 더한다. 특히 맑은 날 이곳에 앉아 있으면, 마치 인상파 화가의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이러한 이유로 낙강물길공원은 ‘한국의 지베르니’라 불린다. 작은 정원 속을 걷는 것만으로도 프랑스 시골 마을의 화가처럼 평화로운 기분이 밀려온다. 곳곳에 숨어 있는 포토존은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선물한다.


나무 아래 쉼표, 산책으로 이어지는 힐링

여름이면 나무들이 드리운 그늘 덕분에 공원 전체가 시원한 느낌을 준다. 연못을 끼고 이어지는 산책로는 안동댐까지도 연결되어 있어 물길을 따라 걷기만 해도 더위가 가시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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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낙강물길공원)


또한 공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안동루’에 오르면, 낙동강과 멀리 월영교까지 시야에 담긴다. 탁 트인 풍경을 내려다보며 잠시 머물다 보면 마음까지 맑아지는 기분이다.


이곳은 장애인 화장실, 무장애 출입구 등 접근성을 고려한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누구든, 어떤 몸이든, 어떤 마음이든 편안히 들를 수 있는 공원이라는 사실이 이곳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낙강물길공원은 입장료 없이 상시 개방되어 있으며, 넉넉한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요란하지 않지만, 소란스러운 마음을 조용히 달래주는 힘이 있는 곳. 여행지라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찾아낸 평화로운 정원 같은 느낌이다.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단 하루쯤 멈춰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면, 안동의 이 비밀스러운 숲이 기다리고 있다.


연못을 바라보며 마음을 놓고,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여름이 천천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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