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물결이 산사를 뒤덮는 순간, 가을이 찾아왔다.
전남 영광 불갑산은 해마다 단 열흘,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하는 운명을 지닌 상사화로 붉게 타오른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상징답게 그 풍경은 애틋하고 장엄하다.
올해로 25회를 맞은 ‘불갑산 상사화 축제’는 9월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이어지며, 낮에는 꽃길 걷기와 전시, 밤에는 달빛 야행과 공연이 어우러진다.
국악과 창극, 음악회부터 대학가요제, 다문화 무대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전통혼례 재현과 사진 체험 등 참여형 행사도 풍성하다.
무엇보다 이 모든 즐거움이 ‘무료 개방’으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휠체어, 유모차 대여부터 친환경 운영, 쉼터와 의료지원까지 준비된 배려는 축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단 10일, 오직 불갑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붉은 군락.
가을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이곳이 최고의 여행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