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일상

크리스마스에는 왜 선물을 기대하게 될까?

by 데이지

연말이 되면서 이곳저곳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이고 캐럴송이 울려 퍼진다.

교회나 성당을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예쁜 크리스마스트리나 캐럴송을 들으며, 얼마 남지 않은 연말을 마무리하기에 여념이 없다.

어릴 때 성탄절날 선물을 받으려고 교회에 나간 적이 있었다. 교회마다 주는 선물은 재각각이었다. 그래서 옆 동네 먼 교회에까지 나가 열심히 다니겠다는 약속과 함께 노트나 인형, 과자를 받아 오곤 했다. 그렇게 받은 선물을 친구들에게 자랑도 했었다.

그때부터였을까? 크리스마스날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선물을 기다리게 된다.


우리 집 종교는 불교다. 어머니는 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절에 다니셔서 그런다며 절에 가실 때마다 어린 나를 데리고 다니셨다. 시골에서 버스를 타는 일이 많지 않았기에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가는 것이 좋았었다. 또 절에 가면 먹을 것이 많을 뿐 아니라 이이들에게 간식을 후하게 챙겨주시는 스님도 계셨기에 더 그랬다.

어머니와 다니던 절은 버스를 타고 내려서도 한참이나 고갯길을 올라가야만 했었다. 고개가 얼마나 가팔랐는지 오르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숨이 턱에 찰 정도로 헉헉거리며 몇 번을 쉬어 갔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니다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 어머니가 다니던 절에서 본 스님과 같은 반 학우로 만났다. 그때 스님은 20대 초반으로 늦은 공부를 시작하셨다고 했다. 처음엔 또래가 아니라 서먹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회색빛의 스님옷도 걸망도 신기해서 뒤져보고, 스님언니라 부르며 스님도 사찰도 더 친숙한 계기가 되었다. 그 후로 절에 가는 날이면 친구집에 놀러 가는 기분이 들기도 했었다.


성인이 되어 교회보다 절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도 도심 속 절에서 주말이면 어린이 법회에 나가게 되었다. 반야심경도 외우고 스님께 설법과 예절을 배우며 다른 사찰 템플스테이도 참여하면서 더욱 친숙해졌다. 법회가 끝나면 스님들과 게임도 하고 자장면도 시켜 먹으며 지냈다. 절에서 웬 자장면이냐고 하겠지만, 그만큼 사찰과 스님이 대중화가 되어가고 있었다. 물론 자장면은 아이들 만을 위한 것이다.

또 석가탄신일에는 전야제 행사로 다양한 노래와 레크리에이션을 준비해 가족을 초대하는 공연도 준비했다.

아이들은 사찰이 산속에만 있어야 된다거나 절에서는 항상 조용해야 한다는 것, 스님은 어려운 존재라는 선입견을 조금씩 내려놓게 되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산속에 있던 사찰도 도심 속에 존재하게 되었고, 보다 친숙해졌는데도 부처님 오신 날에는 선물을 바라는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당연히 케이크도 준비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신다는 믿음 때문인 걸까? 하지만 그 믿음에 선물을 받아본 적은 없었다. 그렇다면 어른이 되어서라도 산타할아버지가 루돌프를 타고 굴뚝으로 오셔서 선물이라도 놓고 가실 것 같아서일까? 그것도 아니면, 우리가 알고 있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는 선물을 안 주시고 착한 아이에게는 선물을 주신다는 Santa Claus is Comin To Town-Mairah Carey 노래와 코카콜라사의 산타클로스 마케팅 효과 때문인 건가

절에 다니는 나조차도 크리스마스에는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산타클로스의 선물인 것처럼 준비했었고, 케이크이나 맛있는 것을 먹는 특별한 날처럼 챙겼다. 그래서인지 크리스마스에는 각종 행사에 참여도 하고 예쁜 케이크도 예약 주문하며 기다리게 된다. 교회나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 뿐 아니라, 절에 다니는 나까지도 특별한 날이었다.

이유는 찾지 못했지만 변함없이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지내련다. 누구나 착한 일을 하면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동심으로 크리스마스트리와 커다란 양말을 그려보며 누군가가 양말 가득 선물을 채워주길 이번 크리스마스이브에도 기대해 본다.

제발!! 산타클로스가 우리 집에도 다녀가시길 간절히 바란다.


수요일 연재
이전 20화살아가는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