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일상

하루의 마무리는 캔맥주 한 잔, 캬아아 좋다.

by 데이지

딸은 병원 진료를 받으러 김포행 비행기를 탔다. 다른 때 같으면 동행했을 테지만, 이젠 혼자 다녀와도 될 것 같아 공항까지만 배웅을 하고 돌아왔다.

딸의 일정은 김포공항에 도착 후 먹고 싶다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 진료를 받으러 간다. 진료 후 복권 명당에 들러 로또를 사고 다시 공항으로 와서 늘 그렇듯 '홍대개미' 에서 연어 덮밥을 먹고 제주행 비행기에 탑승하면 된다.

지하철 환승과 병원행 셔틀버스를 이용할 때 직장인들 퇴근시간을 피한다면, 큰 무리 없이 다녀올 것이다.


일정이 없는 낮시간에 지인들에게 연락을 했다. 하나같이 모두들 바쁘다. 하는 수 없이 그림 도구들을 챙겨 동네아지트 카페에 갔다.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고 항상 앉던 자리에 짐을 풀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카페 안은 한산하다. 작업 중이던 그림책의 그림을 그리고 수정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몰두하다 보니 세 시간이 훌쩍 지났다.


딸은 이동하면서 카톡을 남겼다. 진료를 마치고 항상 들렸던 병원 내 갤러리에서 엄마를 위한 그림도 사진으로 보내 주었다. 이제 복권 명당을 찾아 로또를 사고 공항에서 좋아하는 음식을 먹겠다는 통화도 했다.

딸은 걱정과 달리 하루 여행을 다녀오듯 즐거워 보였다.


저녁에 공항으로 돌아오는 딸 마중을 나갔다. 해가 저물어 조금은 시원한 바람이 분다. 딸과 달을 보러 도두봉으로 향했다. 편의점에서 캔맥주 하나씩과 안주를 사들고 계단을 올랐다. 바람도 없고 맑아서인지 바다 위에 달이 많이 떴다.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 위 백개의 달들을 보며 한 바퀴, 연신 이륙과 착륙을 반복하는 비행기 불빛을 따라 또 한 바퀴 연신 돌며 건배, 건배 비워지는 맥주가 아쉬운 밤이었다.

맥주 한 캔에 취하고 제주시의 야경에 취해 한 참을 머물다 내려왔다.

사는 것이 별 건가 이런 맛에 사는 거지.

또 한 번의 행복을 느꼈던 날이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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