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세는 오르겠지만, 환경을 위해선 어쩔 수 없지

by 공익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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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작성한 글이 ‘브런치가 추천하는 글’에 올라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죄송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는 친환경이 아닙니다>


높은 조회수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글에 달린 댓글의 개수였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세상이 됐지만, 댓글을 담기는 사람은 한국리서치에서 2019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이용자의 46%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적극적인 참여방식을 통하여 다양한 의견을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고로 인터넷에서 글의 완성은 댓글이라 했다. 여러분 덕분에 글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죄송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는 친환경이 아닙니다(이하 죄하차)’의 후속 이야기이다.


처음부터 이런 기획을 가지고 준비한 건 아니었는데, 타이밍이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이번에도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죄하차에서 말했듯이 산업부가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 차를 육성하자고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친환경은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2019년 기준 전기 생산의 51%를 화력발전에 의존 중이다. 전기차를 생산해도 그 전기에너지를 화력발전을 통해 얻는다면 그것은 친환경이 아니다.


오늘은 죄하차에서 이렇게 가볍게 언급했던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과 지원’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지난해 11월 발의된 ‘에너지 전환 지원법’을 통해서 말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늘 탄소배출량 상위권을 차지한다.


그러나 9년 후인 2030년에는 2018년과 대비하여 40% 감축된 약 2억 9100만 톤을 줄여야 하고, 29년 후에는 탄소의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정부가 2020년 10월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해서다.


탄소중립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에너지 전환’이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대부분이 에너지산업에서 배출된다. 2018년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 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615.8백만 톤으로 전체에서 약 86.9%를 차지한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재생에너지는 생산과정에서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또한 석탄이나 천연가스 등과 달리 고갈되지 않아 지속도 가능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석탄 사용의 비중이 높으니 재생에너지가 발전할 기회가 없었다. 그 결과 지금은 전체 사용 에너지의 8% 정도만 재생에너지로 이용되고 있다.


2021년 정부는 탄소중립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의 사용 비중을 60~70%로 높이는 계획을 세웠다. 29년 동안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9배 가까이 늘려야 하니, 발등에 용암이 떨어진 거나 마찬가지다.


한국은 26차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총회를 앞두고 국제사회로부터 2030년 석탄화력발전을 퇴출할 것을 요구받았으나 결국 거절했다. 화력발전에 이미 투자된 비용이 매우 크고, 국내 산업계 현실 등을 감안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총회의 슬로건이 “석탄을 역사 속으로”였던 데다가 2030년 탈석탄 과제에 대해 유럽 다수가 2022~2030년을 약속한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국제적 압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에너지 전환 지원법은 국내 산업계의 현실을 고려하여 발전 사업자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에너지 전환을 위해 정부는 화력과 원자력 등의 발전사업자와 사업의 변경, 취소 또는 철회 등에 관한 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

협약을 체결할 시 발전사업자는 사업의 추진을 위해 여태껏 지출한 부지매입비, 공사비, 용역비, 인건비, 발전시설의 남아있는 가치 등을 고려한 지원비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산업의 원활한 구조개편을 위해 발전 전환 지역과 연구소 등도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사업의 변경이나 취소에 따라 발전사업자 외에 협력업체와 업계 종사자 그리고 연구기관 등에게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지원 정책을 위한 재원은 ‘에너지 전환 지원 부담금’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


제정안은 석탄화력발전소 또는 원자력발전소의 전전년도 생산 전력량에 따라 킬로와트시(khw) 당 2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에너지 전환 지원금을 납부하도록 한다. 2019년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부담금으로 한 해 약 7천억 원의 재원이 마련된다.


사실 정책 지원금으로 7천억 원은 많은 금액이 아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실생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에너지의 전환을 위한 것이니 척 보기에도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제정안은 재원 마련을 위한 두 번째 방법으로 에너지 전환 지원기금(이하 기금)을 설치하도록 했다. 기금은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가 부담하는 부담금뿐만 아니라 전력사업기반기금,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에서 나오는 수익금 등도 포함하여 운용된다.


2016년 기준 전력산업기반기금은 1조 7천억 원이 남아 있는 상태다. 기금이 운용된다면 재생에너지 전환 사업을 위하여 상당한 금액의 재원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여러 국가에서는 이미 탄소국경세와 탄소세 등 탄소배출 감축 방안의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7월 탄소 국경세의 시행을 예고했다.


예고대로 실행된다면 EU는 2023년부터 철강, 시멘트, 비료, 알루미늄, 전기 총 5개의 분야에 탄소국경세를 적용하기 시작할 것이고, 그 여파로 한국의 수출은 연간 8조 가량 감소될 것이다.


지금처럼 화력발전과 수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면 탄소국경세 등의 조치는 우리 산업에 큰 부담을 줄 것이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조속히 이루어진다면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더더욱 저렴해지면서 부담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


국제 재생에너지 기구는 전 세계 재생에너지 일자리가 2018년 약 1,100만 명에서 2030년 최대 2,400만 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이기에 관련 분야에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사업, 정책, 사람들의 가치관 등이 환경을 위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업 또한 세상의 흐름에 발맞춰 활성화될 거란 건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수출 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와 반도체는 아직 그 흐름에서 뒤처지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시설이 보편화되고 재생에너지의 단가가 낮아진다면 우리나라의 전기차 및 수소차 등은 발전동력을 얻어 더 크게 성장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죄송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는 친환경이 아닙니다>에 달린 댓글을 보다 보니 이런 의문이 들었다.


왜 ‘친환경적인 것’들은 ‘친환경적이지 않은 것’들보다 더 ‘비용’이 많이 들까?


이런 현상에 대한 설명 중 하나로 ‘규모의 경제’가 있다.


규모의 경제란 기업의 생산량 증가가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의 증가보다 더 크게 증가하는 경우를 말한다.

상품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점점 줄어들고 반대로 이익은 늘어나는 경우를 의미한다.


그렇다. 그동안 우리는 발전을 위해 효율적이지만 비친환경적인 것들에 투자했고, 그 비용은 친환경적인 것에 투자한 것보다 많았다.


재생에너지도 마찬가지다. 당장 도입하는 데에는 발전설비 등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큰돈이 들어갈지 모른다.

그러나 미래에는 다른 에너지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라 전기 요금이 오를 수는 있으나, 2030년이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지금보다 47~50%가량 낮아질 거라고 말했다.


지금도 발전소 건설비, 운영비, 해체비 등 수명이 다할 때까지 들어간 비용을 평생 발전량으로 나눈 ‘균등화 발전비용’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재생에너지의 투자가 지속되어 전력발전의 효율이 높아진다면 현재 석탄의 균등화 발전비용과 비교해 더 낮은 단가로 태양광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지구는 후손들에게 빌려 쓰는 것이다."


어릴 때는 이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 거처럼 사용 중인데 왜 빌려 쓴다고 표현하는 거야?’


라는 반발심이 들었다. 아마 그때만 해도 내가 후손의 입장이라 그랬던 것 같다.


이제는 저 말에 공감한다. 빌딩처럼 쌓여 있는 쓰레기 더미에 내가 버린 쓰레기 하나 없겠는가.


자고로 빌려 쓴 물건은 조심히 다루다가 주인에게 그대로 돌려줘야 하는 법이다. 만약 망가트렸다면, 그리고 그게 다시 구할 수 없는 물건이라면 최대한 고쳐서라도 줘야 한다.


기후변화를 위한 전 세계의 노력은 다음 세대를 위한 최소한의 사과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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