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국의 꿈'을 지키지 못한 왕의 설움이 묻힌 곳…
경상남도 산청군 화계리에 가면, 자연석을 겹겹이 쌓아 피라미드 모양으로 만든 특이한 돌무덤을 볼 수 있다. 전해지기로는 가락국(금관가야)의 마지막 왕인 10대 구형왕릉의 무덤으로 돌담 주변의 석조물 앞에는 '가락국양왕릉'이라 새긴 비석을 비롯해 문무인석, 돌짐승, 상석, 장명등 등이 배치돼 있다. 김유신의 증조부이기도 한 구형왕은 532년 가락국을 이끌었으나 신라의 위협에 패색이 짙어진 나라의 비운을 감당치 못하고 왕비 및 세 아들과 함께 가락국 멸망에 종지부를 찍은 설움의 왕으로 기록되고 있다. 한때 신라의 라이벌로 찬란한 기세를 뽐내던 가락국이었지만, 흥함은 영원하지 못했고 쇠락의 길은 끝내 비껴가지 못 했다. 투항한 덕이라면 덕으로 전쟁의 끝까지 가지 않아 백성들의 목숨은 덜 빼앗겼을 테고, 김유신 등 후손이 신라 정계를 진출하는 기반을 닦아 세력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겠지만 구형왕 본인의 통한과 굴욕감은 오래도록 풀 길이 없었을 게다. 그래서인지 찬바람 서늘하니 감돌고 대다수 잎 떨군 나무들마저 앙상하고 적막해 보이는 겨울, 구형왕릉의 정취는 더욱 고독하고 을씨년스럽다.
(사진 =구형왕릉/미디어꿈 )
미디어꿈(http://mediakkum.com)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