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자매

일상

by 시즈

친언니가 치아 교정을 하기 위해 어금니를 두 개 뽑았다. 출혈과 통증이 며칠이나 이어져서 밥도 제대로 못 먹는다고 메시지가 왔다.


나는 “힘들겠다"라는 말과 함께 울상 이모티콘을 보냈다.

그랬더니 언니가 이렇게 답장을 보냈다.


"그게, 기뻐서 우는 얼굴인데 ㅋㅋㅋ"


아무래도 나는 위로해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언니의 힘든 상황을 기뻐해버린 꼴이 되어버렸다.


완전히 오해였다.

이 상황에 언니와 나는 동시에 폭소를 터뜨렸다.


각설하고 나는 언니에게 이런 부탁을 해봤다.

"나 문예 콘테스트에 응모하려고 하는데, 그때 쓸 필명을 좀 지어줄래?"

언니는 “잠깐 생각해 볼게!" 하더니 몇 분 뒤 메시지를 보내왔다.


"딱 좋은 필명 생각났어! ‘시즈사와 코노하‘ 어때? 네 본명을 히라가나로 쓰고, 순서를 바꿔봤어. 거기에 내 이름도 살짝 얹어봤어"

내 이름을 히라가나로 바꾸고, 순서를 바꿨다는 것까지는 나도 이해가 갔다.

그런데 왜 언니 이름까지 끼어든 거야!?

그 대목에서 나는 빵 터졌다.


우리 언니.

다정하고 책임감이 강해서 '언니스럽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사람이지만, 까끔은 엉뚱한 구석을 보여준다.

나는 그런 언니가 무척 좋다.


내 필명 얘기로 한창 대화하다가 언니가 문득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고 보니, 나 예전에 내가 창업을 한다면 어떤 화사 이름이 좋을까 엄청 고민했었어"


쭉 직장인으로만 살아온 언니가 설마 창업까지 생각하면서 회사 이름까지 고민했었다니...... (실제로는 지금도 창업할 기미는 전혀 없지만)


그 얘기를 들으니, 나도 옛날 생각이 나서 언니에게 이렇게 답장을 했다.


"나는 어릴 때, 연예인이 되면 어떤 예명을 쓸까 진지하게 고민했었어"


언니도 내 답장을 보고 또다시 빵 터졌다.


역시 자매다.

엉뚱한 언니의 동생은 더 엉뚱할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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