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나를 인정하면서

by 시즈

9월 1일, 드디어 대학 수업이 시작되었다.

이번 학기에 내가 신청한 과목은 네 과목.

세 과목은 글쓰기에 관한 것이고 나머지 한 과목은 한국어에 관한 것이었다.


글쓰기 수업은 재미있었고 배울 점도 많았다.

그동안 나는 글을 그저 써왔을 뿐, 누군가에게 글쓰게에 대해 배운 적은 없었다.

그래서 ’ 어떻게 내 안에 있는 감정이나 생각을 끌어내는지',‘그걸 어떻게 글로 표현할 수 있는지 ‘를 새삼스럽게 고민하게 되었다.


특히 “한국현대소설 읽기"라는 수업이 인상 깊었다.

매주 교수님이 지정한 단편소설 한 편이나 두 편을 해설해주시는데, 내가 읽었을 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이야기가 강의를 듣고 나니, 어둡고 막막한 길에 갑자기 빛이 비친 것처럼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


나는 아직 내 생각이나 감정을 그대로 글에 옮기는 것밖에 못한다.

하지만 작가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다양한 장치를 사용해 이야기를 만들고, 그 안에 메시지를 담아낸다.

그런 ”작가“라는 존재는 마치 나와는 잔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처럼 멀게 느껴졌다.


수업이 시작되면 예전보다 바빠질 거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바빠 정신이 없었다.

수업 전에는 예습을 해야 하고, 수업을 들은 뒤에는 복습을 해야 하고, 브런치 스토리에 올릴 글도 써야 하고.

게다가 지금은 콘테스트에 응모할 작품까지 쓰고 있다 보니, 놀 여유 따위는 거의 없는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행복하다.

아무리 바빠도 그것들은 모두 내가 하고 싶은 일이고, 내가 원해서 하고 있는 일이니까.

학교에서 강의하시는 한 교수님은 글쓰기에 집중하기 위해 TV도 SNS도 보지 않는다고 한다.

창작에 몰입하기 위해 밤 9시면 잠자리에 들고, 새벽 3시나 4시에 일어나 글을 쓴다고 한다.

역시 그 정도로 몰입하고 열중해야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노력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글쓰기를 사랑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정말 존경스러웠다.


나는 글을 쓸 때마다 내 글에 실망한다.

어휘력이 부족하고, 표현의 폭도 좁고, 자연스러운 단어와 문법을 쓰는 것조차 어렵게 느껴진다.

매일 글을 써도 글이 세련되지 않아서, 오히려 점점 더 내 글의 질이 떨어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무엇이든 잘하려면 여러 번 반복하고 연습하는 게 중요하지만, 내 실력이 늘지 않고 계속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지칠 때도 많다.

하지만 자신에 능력에 실망한다는 건, 결국 ‘나는 더 잘할 수 있다 ‘고 믿고 있다는 뜻이다.

잘하고 싶은데 잘 못하는 자신이 답답한 건, 언젠가 분명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내면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한국어를 공부할 때도 그랬다.

나는 매일 실망했지만, 실망했기에 더 노력했다.

더 잘할 수 있도록, 더 잘하게 되도록.

그래서 지금 글을 잘 쓰지 못해도, 나는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쓸 것이다.

매일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잘 쓰려고 괜히 애쓰지 말고, 그저 쓰고 또 쓴다.


내가 못한다면 잘하는 사람보다 두 배, 세 베, 백 배 더 쓰면 된다.

한 일에 많은 시간을 쏟아부으면 언젠가 재능의 열매가 활짝 피어날 것이다.

그 미래를 꿈꾸며, 나는 오늘도 부족한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