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길을 걸으면서

by 시즈

한국어를 독학으로 공부해서 한국의 대학교에 입학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대단하다고 한다.

한국어를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나를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단어를 외워도 금방 잊어버리고, 문법을 잘 이해하지 못해 답답했으며, 하고 싶은 말이 좀처럼 입에서 나오지 않아 내 실력에 실망한 날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매일같이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내 실력이 고집을 부리듯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아, 내가 지금 하는 공부가 맞는지 의심했던 날들이 일상이었다.

내가 해왔던 공부법은 어쩌면 아주 비효율적인 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배울 때 누구나 효율적인 방법으로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원래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고, 깊이 배우려면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효율적인 공부법'이라는 건 애초애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히려 수많은 시행착오와 비효율적인 과정을 반복해야만 무언가를 얻을 수 있고, 그것이 진짜 지름길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건, 처음 발을 들여놓은 낯선 땅을 지도 없이 돌아다니는 것과 비슷하다.

목적지는 분명히 있지만, 그곳에 어떻게 가야 할지 막막해 처음에는 마구 달려보기도 하고 여기저기 헤매기도 한다.

그러다 여러 길을 가보다가 방향을 잡게 되고, 눈앞에 가득하던 안개도 차츰 걷힌다.


나도 긴 시간 막막한 어둠 속에 있었다.

그곳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건 잘 버텨서도, 열심히 노력해서도 아니고, 그저 "즐거음"을 찾으면서 공부했기 때문이다.


작가가 된다는 것도 아마 똑같을 것이다.

지금은 막막해도, 뭐든 해봐야 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에세이, 시, 소설 등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다가 내가 하나 알게 된 것이 있다.

작가들 모두 '비유 표현'을 잘 쓴다는 점이다.


돌아보면 나는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비유를 잘 쓰지 못했다.

그래서 내 글은 뭔가 직접적이고, 설명적이라, '심오함'이나 '나만의 맛' 같은 것이 부족한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비유 표현을 눈여겨보다 보니, 작가들이 사물이나 상황을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지 알게 되었다.

때로는 내가 감히 상상조차 못한 독특한 비유를 발견하기도 했다. 그런 표현을 찾으면서 읽는 즐거움도 커졌다.


생각해 보면 가사 속에서도 많은 비유를 찾을 수 있다.

특히 내 머릿속에 오래 남은 가사가 하나 있다.

BTS RM의 앨범 "mono"에 수록된 "forever rain"이라는 곡의 가사 중,


비가 오면 조금은 나 친구가 있다는 기분이 들어
자꾸 내 창문들을 두드려
잘 지내냐면서 안부를 물어


빗소리를 누군가 창문을 두드리며 “잘 지내?”라고 묻는 것으로 표현하다니,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다운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사실 나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가사를 듣고 나서는 조금 비를 좋아하게 되었고, 창문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졌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건 자기 안의 감정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게 에세이가 되기도 하고, 시가 되기도 하고, 소설이 되기도 한다.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때로는 여려 방법으로 이야기를 전한다.


나는 이제까지 주로 에세이를 써왔기 때문에 예세이스트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대학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시와 소설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사실 소설은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어 어떻게 써야 할지 전혀 모르겠지만, 배우다 보면 나도 쓸 수 있을 것 같아 한 번 도전해 보려고 한다.


내 글은 다른 사람들이 읽으면 재미없을 수도 있다.

그다지 훌륭한 글도 아닐 것이다.

그래도 작가가 된다는 건 대단한 글을 쓰는 것보다, 내가 쓰고 싶은 걸 쓰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지 못하더라도 단 한 명이라도 내 글을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