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기 시작한 날

by 시즈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소설은 쓴 적이 없고, 어떻게 소설을 써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소설을 쓰고 싶어서, 그냥 일단 써보기로 했다.

“일단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나는 평소에는 주로 에세이를 쓴다.

예전부터 블로그에서 글을 써왔게 때문에 에세이는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가끔은 시도 쓴다.

갑자기 지금의 감정을 글로 옮기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짧은 시......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런 글을 써봄으로써 그때의 감정을 소화한다.


소설은 읽는 건 좋아했지만, 직접 쓰려고 한 적은 없었다.

언제나 내 머릿속 한구석에는 “소설은 타고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신성한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학에서 소설을 배워 보니, 점점 소설과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나도 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처음부터 소설을 잘 쓰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나도 그냥, 어떻게 되든 써보자.


나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늘 이렇게 한다.

가볍게, 실패할 걸 각오하고.

깊게 생각하지 않고 시작한 일이 의외로 오래 계속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어 공부도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는데, 지금은 한국의 대학에 입학해서 이렇게 한글로 글까지 쓰고 있으니까.


이렇게 한국어로 글을 쓰다 보면 종종 이런 생각이 든다.

“내 글은 왜 이렇게 일본어스럽지?”


내가 쓴 글은 어디까지나 ‘일본인이 쓴 한국어 문장’이다.

읽다 보면 구석구석에서 일본인 티가 난다.

그래서 늘 어색하다고 느끼지만, 한국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글은 아마 평생 쓰지 못할 것이다.

내가 일본 사람이니까.


하지만 어쩌면 그게 내 글의 장점일 수도 있다.

한국 사람이 절대 쓸 수 없는 글.

일본인이어서 쓸 수 있는 글.


세상에는 수많은 음식이 있다.

그중에는 '이런 걸 누가 먹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특한 것도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일본인이 즐겨 먹는 '낫토'가 있다.

마치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다 돌아온 아빠 발바닥 냄새 같은 향이 나는데, 이 음식을 싫어하는 외국인은 많다.


그런 낫토처럼, 내 글도 누군가는 사랑해 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미숙한 내 글도 조금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글을 쓸 때마다 고민하는 게 있다.

“내 글은 재미있을까?”


며칠 전, 전자책을 찾다가 한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나는 무심결에 마음속으로 "네~!"하고 대답했다.


에세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제목'이라고 한다.

하긴, 나도 책을 고를 때 제목을 보고 끌릴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이기주 작가님의 "언어의 온도"라는 책은 제목 자체가 아주 매력적이다.

그 제목 덕분에 나는 자연스레 손이 갔고, 결국 구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건 문장의 첫 부분이다.

처음에 독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다음 문장은 읽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 글은 어떨까?

제목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첫 문장은?

...... 잘 모르겠다. (아마 많이 부족할 것이다)


이 부분은 앞으로 더 많은 책을 읽으면서 배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