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에는 장음이 없다고!?

by 시즈

한국어 공부를 하다가 내가 놀란 건, 한국어에는 장음이 없다는 것이다.

일본어에는 장음이 많고, 이게 없다면 그 단어의 의미가 바뀌어 버린다.

예를 들어 'cheese'를 한국어로는 '치즈'라고 하지만, 일본어로는 '치이즈' 가 된다.

그런데 '치즈'라고 하면 일본에서는 '지도'라는 뜻이 되어 버린다.


일본어에서 장음이 들어가는 한국어 단어들을 모아 보니,


마트 → 마아트

커피 → 코오히이

택시 → 다쿠시이

디저트 → 데자아토

하트 → 하아토

주스 → 주으수


대부분이 외래어인데 이렇게 달라진다.


일본어는 모음을 늘리느냐 아니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마트'라고 하면 일본에서는 '매트'라는 뜻이 되고,

'하트'라고 하면 '모자'라는 뜻이 된다.


평소에 장음을 자주 쓰는 일본인이다 보니, 장음이 없는 한국어가 꽤 귀엽게 들린다.


또 한국어는 모음이 일본어보다 많다는 것도 우리에게는 어려운 부분이다.

일본어 모음은 '아, 이, 우, 에, 오' 5개밖에 없지만, 한국어는 기본 모음과 복합 모음이 있어 모음만 해도 21개나 된다고 한다.


특히 일본인이 어려워하는 모음이 '어'와 '으'다.

일본어에는 '어'가 없기 때문에 '어' 발음을 '오'로 하고, '으' 발음을 '우'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본 사람이 '커피'라고 말하면 한국 사람에게는 '코피'로 들릴 수 있다.

사실 나도 모음 발음을 크게 의식해 본 적이 없어서, 한국 사람에게는 내 한국어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아, 그래서 내가 한국에 가면 늘 일본인이라는 걸 들키는 걸까?


한국 사람과 대화하면서 여러 번 들은 말이 있다.

내 한국어가 사투리 같다는 것이다.

특히 내 억양이 부산이나 대구 쪽 억양과 닮았다고 한다.

아마 내가 살고 있는 지역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일본 '간사이 지역'에 살고 있다.

오사카, 교토, 나라 같은 도시가 있는 곳이다.

간사이에는 사투리 있고, 억양도 도쿄와 다르다.

이 지역 억양이 아무래도 부산이나 대구 억양과 닮아서, 내가 한국어로 말하면 사투리처럼 들리는 것이다.


연습도 안 했는데 내 한국어가 사투리 같다는 건, 부산도 대구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참 영광스러운 일이다.

내가 부산이나 대구에 갔을 때, 왠지 마음이 편했고 고향에 있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던 건… 다 억양 때문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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