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자세가 달라졌다.
지금까지는 그저 ‘독자’로 읽었지만, 이제는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다.
아직 작가라고 하기엔 수준이 낮지만, 그래도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책을 읽는다.
한 작품을 읽어 나면 AI와 함께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재미있다.
우선, 서사에 대한 의문을 그에게 던져 본다.
"왜 이런 배경, 인물로 구성돼 있을까?"
"이야기 속에 나오는 어떤 아이템의 뜻은 무엇일까?"
"제목 속에 담은 뜻은 무엇일까?"
내 생각을 정리해 보고, 그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인다.
이렇게 그와 대화하다가 깨닫게 되는 것도 있고,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도 있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면 잘 정리가 되지 않은 것도 글로 옮김으로써 정돈되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자 책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창작활동에도 도움이 된다.
소설을 깊이 있게 읽기 위해서 중요한 건, 내가 가진 의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내 안에서 생긴 "왜" 속에는 작가의 의도와 메시지가 담기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정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쓰는 장르니까요.
컴퓨터 너머로 그가 말했다.
요즘은 젊은 나이에 작가로 등단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겨우 20년 정도 살아온 이들이 남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글을 쓰다니 정말 대단한 일이다.
작가 중에는 젊은 사람도 있고, 나이가 많은 사람도 있다.
젊어서 쓸 수 있는 글이 있고, 오래 살아야 쓰게 될 글도 있는 것 같다.
젊은 작가가 쓴 글은 신선하고, 새롭고, 창의력이 훌륭하다.
오래 살아가다 잊어버리게 된 순수한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켜주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좁은 세상에서 숨 쉬는 나를 바깥세상으로 이끌어 간다.
젊기에 경험과 지식은 부족할 수 있지만, 그 부족함이 오히려 새로운 세계와 감정을 표현하게 한다.
나이를 먹으면 그만큼이나 경험도 지식도 많아진다.
생각과 가치관도 달라진다.
자신을 멀리서 바라볼 수 있게 되어, 다각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글에는 깊은 사고와 감정이 녹아 있어,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작가라는 직업은 참 흥미롭다.
젊어도 나이가 많아도 그때만 쓸 수 있는 글이 있다.
그래서 쓸 때마다 글의 맛과 온도가 달라진다.
내가 지금 쓸 수 있는, 지금만 쓸 수 있는 글은 어떤 글일까?
작가가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문장구성력? 표현력? 창의력?
물론 그것들 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좋아한다"는 마음이 아닐까?
글을 쓰는 순간이 좋다.
글을 읽는 시간이 좋다.
서툴지만, 내가 쓴 글이 좋다.
이렇게 "좋아한다"가 없으면 절대 좋은 글은 쓰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글쓰기가 재미있을 순 없다.
힘들 때도 있고, 잘 쓰지 못할 때도 있다.
그래도 미숙한 글도 내 안에서 나온 말이고 감정이다.
서툰 글도 내 일부로서 받아들이고 사랑해준다.
나조차 사랑하지 않은 글을 누가 사랑해줄까?
내가 나를 먼저 응원하고 펜이 되어 주어야 한다.
내가 책을 쓰고 싶다는 이유는 책이 내 인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책에서 많은 지식을 얻고, 위로를 받고, 용기도 얻었다.
그래서 다음엔 내가 누군가를 도와주고, 위로하고 용기를 주고 싶다.
글에는 신기한 힘이 있다.
내 글에도, 누군가의 마음을 살며시 두드릴 힘이 있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