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쓴 글에 대한 평가를.
한국의 사이버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아직 햇빛이 쨍쨍 내리쬐던 무더운 계절이었다.
여름이 언제 지나가나 했는데, 어느새 겨울이 성큼 다가와 있었다.
그리고 세 달.
문예창작학과에서 글쓰기를 공부하고 있는 기간이다.
10월에는 시험이 있었고, 만족한 결과도 아쉬운 결과도 둘 다 얻었다.
그리고 한 과목에서는 과제를 제출해야 했다.
"나 인터뷰하기"라는 4천 자 내외 글을 쓰는 과제였다.
나름 잘 썼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교수가 이런 말을 했던 게 마음이 걸려 있었다.
"제가 채점이 짜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그 말을 들은 순간, 분명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점수가 나오겠네 싶었다.
대학 마이베이지를 보니, 과제 체전이 끝났다는 공지가 뜨고 있었다.
드디어......!!
두근, 두근, 두근...
기대하지 말고자 다짐했지만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채점 페이지에 들어가자, 눈앞에 믿기 어려운 점수가 떠올랐다.
95/100
헐...
생각지 못한 정도로 높은 점수였다.
순간, 내 안의 수많은 작은 내가 일제히 박수를 쳤다.
잘했다, 정말 잘했다!
글을 쓰면서 실망했던 나날이 떠올랐다.
내 글은 일본인스럽다.
나는 어휘력이 많이 부족하다.
생각대로 쓸 수 없다.
늘 부족하다는 딱지를 붙이면서 글을 써왔다.
부족해서 쓰고, 또 썼다.
가끔은 예전보다 나아졌나 싶을 날도 있었다.
하지만 그날만큼은 나를 마음껏 칭찬해주고 싶었다.
너는 잘했고, 잘할 수 있는 사람이야!
더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커졌다.
더 많은 글을 써보고 싶어졌다.
앞으로도 "부족하다"는 딱지를 품은 채, 나는 글을 써 내려갈 것이다.
중간 과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 기말 과제도 높은 점수를 따고 싶다고 생각했다.
기말은 4천 자 내외의 단편소설을 쓰는 과제다.
자유 창작이 아니라 내 인생을 담은 이야기를 써야 하고, 교수님이 정해놓은 고정 문장에서 이어 나가야 한다.
솔직히 말하면 이 과제는 나에겐 너무 어려워 보였다.
왜냐면 나는 소설 쓰기에 아직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세이라면 옛날부터 블로그에서 써와서 큰 저항이나 어려움 없이 쓸 수 있지만, 소설은 아니다.
어떻게 이야기를 전개해서, 어떻게 마무리할지 감이 전혀 오지 않았다.
글쓰기라는 건 머릿속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글에 잘 옮기지 못하는 법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막상 쓰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인물이 스스로 성격을 드러낸다.
때로는 손이 멈출 때도 있지만, "쓰고 싶다"는 내 마음이 손에 와닿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잘 쓰려고 하지 않고, 어설퍼도 앞뒤가 맞지 않아도 그저 써 내려갔다.
그래서 드디어 내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었다.
과제를 시작하기 전에 한 편의 짧은 소설을 한 편 써봤으니, 이번이 내 두 번째 소솔이다.
예전에는 내가 소설을 쓴다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는데, 처음 쓴 소설이 일본어가 아니라 한국어였다는 사실이 믿을 수가 없었다.
과연 내 소설은 어떤 평가를 받을까......
앞으로 꼼꼼히 퇴고 작업을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