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살며 한국의 대학을 다니는 시즈 여성의 이야기

by 시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처음 그 제목을 봤을 때, “이게 뭐야?”싶었다.


너무나도 평범한 제목.

김 부장이 누군지 모르겠고, 그런 아저씨의 이야기에 누가 관심을 가지겠어…

눈에 띄는 제목도, 특별한 등장인물도, 강렬한 사건도 없는데도 이상하게 그 작품이 오히려 특별한 인상을 남겼다.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상사의 모습.

흔한 부부 관계와 가정환경.

자꾸 신경 쓰이게 되는 같은 직함의 후배.

못된 동료를 보며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다"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상.


마치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그 평범한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드라마를 보면서 "어떤 작가가 이 작품을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는 왜 이 이야기를 썼을까.

그는 작품에서 무엇을 전하고 싶었을까.


화려한 사건이나 독특한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게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너무 평범하면 지루해지고, 너무 비현실적이면 공감되지 않는다.

겉보기엔 흔한 일상 같지만, 실체로는 쉽게 일어나지 않을 작은 사건들을 곳곳에 흩뿌려 놓움므로써 이야기는 매력을 갖게 된다.


예전에 대본 강의를 듣고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소설과 에세이와는 확실히 다른 점이 있었다.

소설과 에세이는 작가가 직접 독자에게 이야기를 전하지만, 대본은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글이고,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배우다.

대본을 배우는 것도, 한 번 써보는 것도 소설과 에세이를 쓰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지금 내가 쓰고 싶은 건 독자에게 직접 닿는 글이다.

그렇다면 나는 대본에서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까.


대본을 배우면 구성력과 리듬을 익힐 수 있다고 한다.

소설을 쓸 때는 플롯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고, 대화 장면을 더 생생하게 쓸 수 있게 된다.

대본은 인물의 감정을 설명 아니라 행동과 표현의 변화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묘사력도 자연스럽게 길러질 것이다.


소설이면 소설, 에세이면 에세이처럼 하나의 장르를 깊게 파고드는 게 좋을까 고민했는데 대학에서는 오히려 다양한 글을 배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책도, 아동문학도 도움이 될 것 같아 폭넓게 배워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