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통과 물통까지 챙겨 온 종관이가 사료를 담아 공장 뒤꼍에 자리를 잡아 놓는다. 유심히 종관이를 지켜보던 오골계가 쪼르르 달려가 사료를 먹는다.
"배 고팠나 보네 아직도 거기 있어?"
"그런데 오골계 중에서도 꽤 잘생기지 않았어요?"
"그렇지. 어디 가서도 못 살 완벽한 선글라스에 푸른색 비단 섞인 검정 정장에......."
"검정구두도 반짝거리지 않아요?"
"하하하"
점심시간에 커피 마시러 내려오신 이장님이 또 닭을 바라본다.
"하 어젯밤에 어찌나 놀랐는지, 저 놈 개보다 집을 더 잘 지키겠던데....."
"예?"
"술 한 잔 하고 저기서 내려서 집으로 올라가는데, 지게차 위에서 소리를 냅다 지르며 날아가는데 저도 놀랐겠지만, 나는 얼마나 놀랐는지, "
"지게차에서 자나?"
"생각해 봐. 저 놈 놀란 소리에 깬 우리 집 개가 다들 짖어대지. 어떤 도둑놈이 안 놀라겠어"
"그럼 야간경비 시키죠"
종관이가 말한다. 그러지 뭐. 어차피 안 시켜도 사료값은 들어갈 테고...... 어차피 직급 높여도 수당도 안 드는데,
"계장 시키자. 경비 계장."
"닭계장이요? 하하하"
그렇게 공장에 들어온 지 보름 만에 오골계는 우리 공장 막내가 됐다. 게다가 계장 출발이다.
시커먼 정장에 선글라스,
밤에는 어둠조차 얘 숨은 데를 찾을 수 없다.
하지만 근무시간을 얘가 모른다. 우리가 퇴근하기도 전에 제 경비실로 쓰는 지게차에 올라탄다. 아무것도 모르고 지게차 시동을 걸면 제가 놀래서 10미터쯤 날아간다. 그리곤 제 집 내놓으라고 지게차 뒤를 따라다닌다. 처음엔 지게차에 치일까 조심했지만 닭계장은 귀신같이 피해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