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닭계장

병아리 차

낙오된 닭

by 유재복

병아리 운송 환기탑


부화장에서 병아리가 깨어나면 양계장으로 운송하는 탑차다. 우리 공장이 전국 점유율 90프로쯤 될 테니 도로에서 저렇게 생긴 차를 만나면 아! 닭계장 근무하던 공장에서 만든 차구나 하시면 된다.


병아리는 태어나서 털만 마르면 노란 소풍가방을 메고 단체로 소풍을 간다.

박스 당 100마리씩 (25마리씩 나눠서) 담겨 저런 차에 6-7 만수가 한 번에 이동하는데 엉겨 붙은 체온의 열기로 병아리들이 죽기 때문에 천장에서 휀을 돌려 저 옆 창문으로 더운 열을 빼주며 달린다.


만일 중간에 한 두 박스만 삶아도(더워 죽는 것) 양계장에선 병아리를 받지 않는다. 운송 중 스트레스를 받은 병아리는 그만큼 성장이 더디고 되고 단 하루 이틀 사료를 더 먹으면 양계장은 손해다. (마리당 100원 정도 사료값이 더 든다면 7 만수면 700만 원)


그래서 천장 팬이 한두 개만 고장 나도 여름철엔 바로바로 수리하러 들어온다.

병아리 분양 마치고 손 보러 들어오는 차에는 병아리 담겼던 빈 박스가 가득 차 있다.



"아우 시끄러워, 오늘은 여러 마리 남은 것 같은데......"


양계장에 도착하면 박스를 뒤집어 병아리를 쏟아내는데 그중 발이 끼어 떨어지지 못하면 빈 박스에 그대로 쌓여 돌아온다. 저 상태로 바로 세척, 소독실로 들어가니 단 한 번의 탈출은 죽음으로 이어진다.

평소엔 소 닭 보듯 못 본 척, 못 들은 척했는데, 이제는 닭계장 덕에 사료도 있으니......


민이가 박스를 뒤적거려 낙오된 병아리 3마리를 찾아내 들고 나온다.


"이거 종류가 뭐요?"


차주에게 물으니 육계란다,


"여름이니 그냥 둬 봐. 살면 키우는 거고"


병아리는 밤 추위에 약하다. 겉 날개 나올 때까지 실내나 전등으로 보온을 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여름이니,


추우면 시끄러운데 알루미늄 판으로 가려둔 울타리 안에서 조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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