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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계장
꽁지 빠지 닭
by
유재복
Jul 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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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사고가 났다.
저녁 우리도 퇴근하고 이장님도 없는 사이에
사냥개 한 마리가 뒤 철망을 밀어 제치고 나왔단다.
알 낳기 시작한 청계들은 닭장에 갇힌 지 오래,
밖에 놓인 사료통 주변으로 닭계장만 밖에서 돌아다녔는데
,
풀린 개가 쫓는 건 닭계장,
유일하게
쫓기는 건 올라갈 지게차도
말릴 사람도
없는 닭계장
자존심이 뭉텅이로 빠졌다.
그 무성한 깃털로 빽빽하고 길었던 자존심을 제대로 물렸다.
꽁지털 세 가닥 남고 나머지는 공장 바닥에 흩어져 굴러다녔다.
멧돼지 어금니가 만들어 준 칼빵, 맞아요.
수탉의 자존심은 발톱과 꽁지깃인데,
(깃털은 암놈이 배우자 고르는 선택 기준이고 발톱은 암탉 등을 붙잡는 힘)
이젠
갇혀있어서 꽁지털 온전한 어린 청계 수탉에게 몬양 빠지게 됐다.
닭장에 넣어줬더니 집 나갔던 애비가
술
취해 들어온 것처럼 행패를 부린다.
개에 물려 개가 됐다.
개망나니 닭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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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시집 한밤의 진동(토담 미디어)출간. 2019 e북 작은 시집 자전적 동화(디지북스) 출간. 특장차 제조 업체 운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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