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행사도 많았고 모임도 많았다. 그러나,
크리스마스가 끼인 주에는 송년회도 다른 모임도 전혀 없다.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그러나 가족이 없다.
아이들은 결혼했고, 아직 크리스마스 챙겨줄 손주도 없고, 아내는 아내대로 제 볼일 보는 날.
크리스마스.
언제부턴가,
나 홀로 집에서
나 홀로 집에...... 를 또다시 보고 있다.
우리는 한때 모두가 산타클로스였다.
더는 선물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에 나에게 선물을 준비해 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에게 선물을 주면 어떨까 생각도 해봤지만,
이미 무기질로 변해버린 부부사이의 감정사이에 뭘 넣어도,
웬만해선 아내를 감동시킬 수 없다.
다만 오래 산 부부는 공통점이 많아져서,
내가 좋아하는 걸 아내도 좋아하는 건 꽤 많다.
여행. 영화. 카페 책 등.
해서 섬여행 2박 3일을 준비했다.
우리는 산타 시절 선물을 준비해 보기도
그 선물 숨겨보기도,
깜짝 놀라게 꺼내놓을 줄도 안다.
먼 섬 끝에 있는 펜션 예약을 했다.
숙소만 정해지면 여행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