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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재복 Mar 14. 2024

매화꽃이 열려도

문은 열리지 않네.

바람 심한 날이면 파도가 척척 감기는 바닷가 빈 집 마당 끝 매화는,

아침해에 을 뜨자 온 힘을 다해 바다를 등지고 뒤돌아 선다.


신발이 없다

잔기침 소리가 없다

개밥그릇이 없다

비틀린 마루장 밑에 살던 생쥐가 없다

마루 한쪽에 취해 소리지르던 아들내미도 더는 오지 않는다

바람이 흔들 수 있는 것은 이제 걸리지 않는다

방문이 열리지 않으니  없어졌는지

방문 안에서 내다보는 눈이 없다


꽃잎이 창백해진다

바라봐주지 않

꽃은 이내 시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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