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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정숙 Nov 26. 2024

한지란 무엇인가

한지(韓紙)란 닥나무를 주원료로 하여 우리나라 고유의 제조법으로 일일이 손으로 떠서 만든 종이, 즉 순수한 수록지를 뜻한다. 한지는 약 1,3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며, 장인의 정성스러운 손길로 완성되어 왔다. 이 종이는 단순한 기록의 도구를 넘어 예술적 재료로도 활용되어 우리의 문화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한지의 제작 과정은 100번 이상의 정교한 작업을 거쳐 완성되며, 그 견고함과 질긴 특성 덕분에 오랜 기간 보존이 가능하다. 이러한 특징은 한지를 단순한 생활용품 이상의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으로 만들어주었다.


오랜 세월 동안 한지는 우리 일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한지는 기록물과 공예품, 창호지와 같은 실용적인 물품으로 사용되었으며,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사람들의 삶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우수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아, 특히 문화재 복원과 예술 작품의 재료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한지의 뛰어난 보존력 덕분에 수백 년 된 기록물도 오늘날까지 전해질 수 있었다. 이렇듯 한지는 역사와 문화의 중요한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종이의 발명은 인류 문명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한지는 그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람들은 종이를 통해 생각과 감정, 경험을 기록하고 후세에 전달할 수 있었다. 이는 지식의 전파뿐만 아니라 문화와 기술의 발전에도 기여했으며, 한지는 그 과정에서 실용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이렇듯 한지의 발전은 인류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우리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단순히 생활 속 물품이 아니라, 예술과 역사를 담은 소중한 자산으로서, 앞으로도 그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리고 보존해야 할 것이다. 


현대인들은 일상 속에서 대단히 많은 양의 종이를 접하며 생활하면서도 종이에 대해 무관심하여, 모든 종이는 약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종이에 대해 좀 더 깊이 관심을 가진다면 그러한 잘못된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종이는 보통 한지와 양지로 나뉘는데, 한지는 닥나무를 주원료로 하여 전통 제지술인 흘림뜨기(외발뜨기)로 떠서 만든 수록지를 말하며, 양지는 목재를 빻아 만든 펄프를 기계로 가공한 종이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현대인들은 양지만 사용해 왔기 때문에, 공예품이나 종이로 제작된 모든 것이 약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현재 우리 주변에서 쓰이는 책, 공책, 신문, 각종 박스 등 양지로 만든 모든 것들이 잘 찢어지며, 햇빛이나 물에 대단히 약해 아무리 잘 보관해도 수명은 100~200년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견오백 지천년(絹五百 紙千年)'이라는 말처럼, 닥나무를 원료로 해서 만들어진 한지로 제작된 한지 공예 작품들은 견고하고, 장구한 세월을 견뎌낼 수 있는 긴 수명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우리의 한지는 여러 겹을 배접하면 화살도 뚫지 못할 만큼 견고하고 질기며, 수명이 매우 긴 종이다. 이렇듯 우수하고 독특한 재료로 만들어진 오색 한지 공예 작품은 조선시대뿐만 아니라 지금도 안방, 사랑방, 대청마루에 골고루 자리 잡아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요즘에는 전통 공예인 전지 공예, 지승 공예, 지호 공예, 지화 공예 외에도, 현대 공예나 회화 쪽에서 한지를 재료로 한 작품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만큼 질 좋고 수명이 긴 한지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작품을 제작하는 이들 역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 영구히 보존되기를 바랄 것이다. 이렇듯 한지의 쓰임새가 늘어나고 여러 산업 분야에서 한지를 소재로 제품을 만들고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친환경과 탄소 제로를 중시하는 오늘날, 한지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그 쓰임과 특성을 알아야 한다. 우리 선조들이 이룩한 찬란한 한지 문화를 되찾고, 한지를 다루는 이들은 투철한 장인 정신으로 질 좋은 한지를 제작해 천년을 가는 명품 한지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또한 우리의 한지 문화가 현대인들에게 다시금 재인식되고 재조명되어 더욱 번창하기를 바란다.



-그림 출처: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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