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나무 이야기

by 고정숙

닥나무 채취(거두기)


닥나무는 한지 제작을 위해 주로 11월부터 다음 해 2월 사이에 1년생 가지를 베어 사용한다. 한지의 주재료인 닥나무는 한로(寒露)를 전후한 시기인 11월에서 2월 사이에 채취한 1년생 나무가 가장 적합한데, 이는 이 시기의 섬유가 부드럽고 종이를 뜨기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1년생 맹아지 닥은 곧게 자라며 매끈하여 껍질을 벗기거나 백닥을 만드는 작업이 수월하다. 반면, 2~3년 묵은 닥은 줄기가 두꺼워 껍질의 폭은 넓지만, 섬유가 거칠고 매듭이 많아 손질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10년 이상 지난 닥은 섬유의 질이 약해져 한지 제작에 적합하지 않다.


질 좋은 한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겨울철 농한기를 활용해 닥나무를 채취하는데, 이 시기에 닥껍질의 섬유질이 가장 잘 형성되어 있고 수분 함량이 적당해 껍질을 쉽게 벗길 수 있다. 또한, 리그닌 성분이 가장 이상적인 비율로 포함되어 있어 한지 제작에 최적화된 재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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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무지 삶기(줄기 삶기)


예로부터 종이 제작자들은 삶는 과정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으며, 좋은 날을 택해 작업을 시작했다. 이는 닥나무가 너무 많이 또는 덜 삶아지면 좋은 종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며, 한 번 잘못 삶아진 닥은 다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흑피와 청피를 제거한 백피는 맑은 물에서 하루 정도 불린 후, 잿물에 넣어 4~5시간 정도 삶는다. 깨끗이 다듬은 닥나무 껍질을 벗겨 건조시키면 흑피가 되고, 약 10시간 동안 흐르는 물에 담갔다가 다시 껍질을 벗기면 백피가 된다.


채취한 닥나무는 한 달 이내에 삶아야 껍질이 잘 벗겨지는데, 나무의 수분 함량이 많아야 껍질이 쉽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닥무지'는 닥나무의 껍질을 잘 분리하기 위해 찌는 과정을 말한다. 가마에 물을 충분히 붓고, 닥나무를 단으로 묶어 가마에 쌓아 놓은 후, 장작불로 가열해 약 100℃에서 5시간 동안 찐다. 닥나무 30근을 찌면 흑피 3근과 백피 1근이 나오며, 백피 1근으로는 약 200장의 백지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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