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실직자의 일기: 1월 첫 번째 금요일

'나'를 잘 아시나요?

불나방 같은 수요일과 목요일을 보내고, 금요일의 나는 녹초였다. 예전 같으면 아무렇지 않았을 텐데 에너지가 확실히 많이 줄었다. 어쩌면 원래 없는 에너지를 있다고 믿고 버텨 온 걸 지도.


오래 잤다. 요즘 오래 자는 날이 많아졌다. 버릇이 될까 두렵기도 하면서, 언제 또 이렇게 원하는 대로 살아볼까 싶어 다시 눈을 감기도 한다.


이런 내 생활을 아무도 보지 않고, 지적하지 않는다. 그런데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 누가 보고 있는 것 마냥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고,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 쉬는 법을 모르는 걸까, 이젠 정말 박차고 일어나야 할 때일까.


1월도 10일이나 흘렀다. 올해의 나는 어떤 삶을 살지 막막하고 막연한 미래가 두렵기도 하다. 웃긴 건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실행하진 못한다는 거다. 이런 생각이 들 때면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뭘까, 과거의 내가 다른 선택을 하면 어땠을까 하는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시간이 흐른다.


지금 내 시간을 가치 있게 쓰고 싶다. 그 가치가 어떤 것인지 미래를 위한 투자인지, 지금의 나에게 집중하는 것인지 모르는 것이 문제다. 아니 내가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겠지.


다들 자기를 잘 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