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실직자의 일기 : 1월 두 번째 수요일

치열한 도로

오랜만에 친구의 피부 숍에 갔다.

대중교통은 도저히 못 타겠어서 차를 가지고 갔다.


조용한 팝을 틀어 놓고 한강을 따라 달렸는데, 평일 낮의 도로는 한적하고 차분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며 조용히 40여분을 달려 친구에게 도착했다.


돌아오는 길을 정 반대였다.

5시가 넘은 올림픽 대로는 어둑했고 꽉 막혀 걸어가는 속도에 버금갔다. 갈 땐 40분이 걸린 거리를 돌아올 땐 꽉 채운 2시간이 걸렸다.


아차 싶었다.

현대인들의 치열함을 잊고 있었다. 대낮의 여유는 몇몇에게만 주어진 행운인데, 현실을 잊고 이 정도면 살만하다고 오만한 생각 했구나.


매일 꽉 막힌 도로를, 숨 막히는 지옥철을 오가며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내가 다시 저 속에 들어갈 수 있을까 생각했다.


현실에 돌아오면 잘 해낼 수 있단 자신감 보다, 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될 것 같단 두려움이 더욱 컸다. 잘난 것 하나 없는 내가 노력한다고 될까.


집에 도착한 뒤에도 계속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하지만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듣는 사람은 마음이 아프고 지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