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실직자의 일기:1월 세 번째 화요일

사회적 위축과 의지박약

"친구를 만나는 것조차 숙제처럼 느껴져요. 그냥 방에 혼자 있고 싶습니다”
지난 1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 30대 직장인 A 씨는 의자에 등을 깊숙이 기대며 이렇게 말했다. 특별히 싸운 사람도 없고, 관계가 틀어진 것도 아니다. 그저 사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빠진다는 설명이었다. “전화 오는 게 부담돼요. 약속 잡는 것도 싫고요”

-세계일보 기사 발췌


누가 내 얘기를 기사로 쓴 줄 알았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 대다수가 하는 얘기, 느끼는 기분이라고 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싶었는데 기사는 읽을수록 흥미로웠다.


우울감을 느끼면 사회적 회피가 커지는 뇌의 반응이 관찰됐다고 한다. 지금까지 우울증 환자들이 사람을 피하는 것은 기분이나 의지에 의한 것이라고 받아들여졌는데, 실제 뇌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


스트레스를 반복적으로 받은 쥐들은 전전두엽에서 측유상핵으로 이어지는 신경 신호가 평소보다 훨씬 강하고 빠르게 쏟아졌다고 한다. 전전두엽은 감정 조절과 판단을 맡는 뇌의 핵심 영역. 측유상핵은 스트레스나 부정적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위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 실험쥐들은 평소와 다르게 구석으로 가 숨고 다른 쥐들과의 접촉을 피했단다. 지금의 나처럼.


연구팀이 이 쥐들의 신경회로를 조절하자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기사는 '사회성 스위치'가 켜졌다고 표현했다. 연구자들이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으로 꼽았다고도 했다.


솔직히 이 기사를 보고 위안을 받았다.

내가 지금 사람들을 피하고, 약속을 미루고, 집에 틀어박히는 상황이 모두 내 의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안되는 걸 어떡하냐... 라면서 하루하루를 넘기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내 의지가 약한 게 아니라, 뇌의 기능이 문제라니! 탓할 수 있는 거리가 생겨서 좋다고 말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약 용량을 꽤 늘렸고, 나름 안정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느낀다. 다만 아직도 사람을 만나고, 나가서 돌아다니는 것은 부담스럽고 어렵다. 뇌까지는 아직 약기운이 안 간 걸까..!?


그 '사회성 스위치' 나도 좀 찾아주세요!


출처: https://naver.me/FCrtrPk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