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실직자의 일기:1월 네 번째 주말

백수는 아파도 괜찮다

토요일은 컨디션이 안 좋다, 두통이 심하다 정도였고, 일요일은 정신 못 차리게 아팠다. 분명한 몸살이었다.


토요일에 의사 선생님이 더 안 좋아질 거라고 하셨는데, 그대로였다. 명의다. 목이 찢어질 듯 아프고 콧물이 줄줄 났다. 오한으로 추운 동시에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이불을 덮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어쩔 줄 몰랐다.


남편이 시켜준 죽을 먹고 약을 먹고 자고, 또 자고 이렇게 주말을 보냈다. 그러다 문뜩 든 생각. '내가 직장인이었다면 다음날 출근을 걱정하고 있었을 텐데'


우습게도 백수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 컨디션이면 내일도 분명 안 좋을 텐데 출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어쩔 수 없는 노예 마인드긴 하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힘이 생겼다. 약의 도움이라고 해도 꽤나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몸이 아프지만 예민할 일이 없다. 할 일이 없으니까!


다들 돈에서 여유가 나온다는데, 아니! 일이 없어야 여유가 나오는 거였다!! 내가 직접 뛰지 않아도 돈이 벌리는 사람(부자)이랑 진짜 일이 없는 사람(백수)이 여유를 갖는 거였다^_^!


다만 지속가능성은 별개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