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눈이 왔다.
밤새 눈이 많이 올 거니 주의하라는 재난안내문자가 쏟아져 얼마나 많이 오려나.. 걱정을 했다. 5시 30분 일어나 창밖을 보니 에? 내 생각보단 적게 왔다. 차를 가지고 나가는 데에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유난이 심하네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새벽길이 미끄러워 천천히 달려야 했다. 무사히 독서교육에 도착했고, 눈이 많이 왔다며 아이를 달래 깨웠다. 금방 일어난 아이와 책을 읽고 놀았다. 오늘은 등원까지 맡아 주기로 해서, 밥을 먹이고 씻기고 옷을 입혀 어린이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어린이집 가는 길에 눈놀이가 하고 싶다고 해서, 장갑을 끼워 한참을 놀게 해 주었다. 나에게 눈을 던지기도 하고 혼자 눈사람을 만들고, 발자국을 찍으며 신나 하는 걸 기다려 주었다. 그래도 시간 맞춰 어린이집에 가야 하니 살살 달래 어린이집까지 갈 수 있었다.
어머님께 등원 잘했다고 연락을 드렸더니, 좀 오래 걸린 것 같다며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으셨다. 눈놀이 사진을 보내드리며 놀고 싶어 해서 조금 놀았다고 말씀드렸다.
솔직히 아이가 귀엽고 예쁘긴 하지만, 씻기고 옷 입혀 어린이집까지 데려다주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자는 아이를 깨워 책을 읽히는 것도 안쓰러운 마음과 동시에 일어나지 않으면 짜증이 날 때도 있다. 현실육아란 이런 것일까. 그럼에도 새벽같이 일어나 책을 읽고 어린이집에 가고, 놀고 싶어도 참아야 하는 그 아이가 안쓰럽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기다려 주고, 도와주고, 함께 놀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엄마 입장에선 아이가 정해진 시간에 할 일을 하고, 빨리 준비해서 어린이집에 가길 바랄 테니 내가 답답할 것 같기도 하다. 내 아이라면 나도 달랐을까.
아이가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이렇게 쉬고 있을 때 아이를 준비해 보면 어떨까 싶다가도 현실적으로 직장 없이 아이를 갖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직장에 다니며 아이를 키우는 일, 내가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간접 체험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아버렸기에. 매 순간이 선택이고 그 선택이 많은 것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이 실감 나고, 신중해지는 시기다. 어렵고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