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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배 Aug 20. 2024

시를 쓴다

피아노와 여인

피아노와 여인   


       

유튜브에  한 여인이 피아노를 친다  

   

내 모든 감각들이 순간 멈추어버리고

그녀가 나를 먼 추억 속으로 밀어 놓았다

이름도 기억할 수 없는 아름다웠던 여인의 모습이

안갯속처럼 가물 거린다 

    

영상 속 여인의 모습에서 

그녀의 향수가 먼 기억 속으로 잡아당긴다  

   

가슴 깊이 슬픔이 차올라 숨을 쉴 수 없도록 목이 메인다

청혼을 거부했던 그녀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아름다웠던 모습 그대로 늙어 가고 있을까 

    

교회 어느 작은 방에서 

피아노 옆에 나를 세우고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연주했다

그녀의 손은 하늘을 나는 천사의 손이었다

나는 천사의 손을 잡고 천국을 날고 있었다 

   

그녀는 넉이 나간 나를 깨운다

형제님 침 닦으세요.

나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그녀는 천사였다 

    

나는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

그리고 거절당했다

세 살이 어린 나는 그래서 그녀 곁을 떠나야 했다 

    

그리고 

딱 한 번의 소식을 들었다 

아픔이 저며오는 가슴을 묻고 나는 여기 늙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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