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쓴다

종이컵

by 이상배

종이컵



날카로운 톱날에

오랜 시간 온몸을 맡겼다


나무로 태어나 살다

죽음마저 삶으로 살아야 했고


무거운 기계소음 속에서

종이컵으로 다시 태어난 후


단 한 번 누군가의 목마름을 씻어주고

버려진 운명


책상위에 잠시 앉아있던

짧은 시간이 행복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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