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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S Mar 06. 2022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GOS 논란과 스마트폰의 미래

GOS를 넘어 스마트폰의 미래를 걱정해야 할지도?

최근 IT계의 이슈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의 게임 성능(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GOS) 조작이다. 유튜브의 주요 IT 전문 리뷰 뿐만 아니라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등장하며, 삼성전자 직원의 인터뷰로 더욱 논란이 확산된 모양새다.


단순히 성능 조절 수준이 아니라는 점에서 조작, 속임, 뻥튀기 등의 표현들이 등장하며 삼성의 조치와 대응에 대한 분노에 가까운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여러 의혹과 주장에 대해 아직 모든 것이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분명한 것은 삼성의 현 대응이 사용자들의 불만을 잠재우지 못했으며, 스마트폰의 성능을 점수화하는 긱벤치 리스트에서 갤럭시 S10부터 S22 전 모델을 제외시킨 것은이 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도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삼성 GOS 이슈의 전조, 원플러스 벤치마크 조작 사건과 애플의 성능 제한조치


삼성과 비슷한 사례는 작년에도 있었다. 2021년 7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원플러스(OnePlus)의 플래그십 제품 원플러스 9과 원플러스 9 프로가 일부 인기 앱에서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춘 사건이 알려졌다. 이러한 제한 조치가 300여개의 앱에 적용되었다. 원플러스 측은 이를 스마트폰의 배터리 수명을 보존하는 '소프트웨어 최적화'라고 주장했다.


스마트폰의 성능을 테스트를 통해 점수화하는 긱벤치5(Geekbench 5)는 이들 스마트폰을 벤치마크 리스트에서 삭제했다. 스마트폰의 성능을 검증하는 일부 게임 앱이나 자사의 벤치마크 테스트에 원플러스가 설정한 수백 개의 앱에 대한 성능 제한을 걸어두지 않았기 때문에 긱벤치5가 이를 성능 조작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배출가스 검사 때에만 최소량으로 배출하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을 연상할 수 있다.


성능 제한이 이루어진 앱은 주로 일반 사용자가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트위터, 구글 크롬과 같은 것들이었다. 의도적으로 성능을 발휘하는 칩(스냅드래곤 888) 일부 코어의 쓰로틀링을 걸어 이들 앱의 실행 속도를 20% 가까이 저하시키는 것이었다.



원플러스9 Photo by AltumCode on Unsplash


원플러스는 이에 대해 공식성명을 냈다. "우리의 우선순위는 사용자 피드백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제품을 통해 항상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원플러스9와 9 프로 출시 후, 일부 사용자들이 배터리 성능과 발열 관리 개선 의견을 말했다. 이 피드백 결과, 우리 R&D 팀은 지난 몇 달 동안 크롬 등 인기 앱들을 사용할 때 기기의 성능을 최적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미사여구를 빼고 보면 이것은 명백히 원플러스가 벤치마크 결과 변조를 회피하고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일부 의견을 수렴하여 인기 앱에 대한 사용을 '최적화'하기 위해 성능 제한을 걸었다고 정당화했다. 그 최적화는 배터리 수명을 보존하고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지금의 삼성의 논란과 유사한 것이다.


사실 이것은 과거 2017년 애플의 배터리게이트 사건에서 이미 불거졌다. IOS 업데이트 버전을 제공하면서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의도적으로 낮추면서 큰 비판을 받았던 사건이다. 두 가지 다른 점은 있다. 첫째, 애플은 새로 출시한 신형이 아닌 '구형' 아이폰의 새로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대한 성능 부담을 낮추고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점이다. 둘째, 소비자들의 비판이 있자 곧바로 성능 제한 조치를 해제하는 업데이트를 빠르게 제공했다는 점이다. 3월 6일 현재까지 삼성은 성능제한을 원복하는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정확한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분노와 논란이 커진 이유


실상 삼성의 성능 제한의 문제는 애플과 원플러스의 사태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번질 수 있으며 실제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먼저는 삼성의 성능 제한 조치가 너무나 광범위하다는 의혹이다. 작년 원플러스의 경우 300여 개의 앱에 대해서만 성능 제한을 걸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올해 삼성의 경우는 무려 11,000여 개의 앱에 대한 성능 제한이 걸려있다는 의혹이 트위터를 통해 제기되었다.


갤럭시 S22 울트라, Photo by Zana Latif on Unsplash

현재 국내 언론에서는 주로 게임 앱에 대한 성능 제한 조치가 이루어졌다는 삼성의 해명을 주로 보도하고 있으나, 해외 IT 관련 웹사이트와 국내외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러한 제한이 인스타그램, 틱톡, 넷플릭스, 삼성페이 등 사용자들이 자주 쓰는 앱들이 가득하다고 말하고 있다.(관련 포스트)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앱들 전반에서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고가의 비용을 제공한 만큼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두 번째는 소비자를 기만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원플러스와 같이 삼성도 스마트폰의 성능을 점수화하여 소비자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구매까지 영향을 미치는 벤치마크 앱에는 성능 제한을 걸어두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한 국내 유튜버는 갤럭시 S22 울트라 모델의 성능제한을 켜고 끈 상태에 따라 점수가 2.5배 차이가 나는 테스트 화면을 공개했다. 20% 정도에 머물렀던 차이인 원플러스의 사례보다 더 심각한 것이다.


제조사에서 성능 제한을 거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닐 수 있다. 그것은 분명 사용자의 편리한 성능을 위해 제조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중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성능 제한에 대한 정보제공 및 동의, 그리고 성능 제한에 대한 소비자의 자발적 선택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성능이 크게 줄어들 수 있는 모든 환경에 대해 고지하지 않고, 최신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최신 성능을 홍보하기 위해 벤치마크 점수가 높게 설정되도록 한 것은 명백한 조작이자,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라 인식될 수 밖에 없었다.


애초에 배터리 수명 연장과 발열 통제를 위한 것이었다면 이미 애플과 원플러스의 사례를 본 삼성의 입장에서는 성능제한 조치를 고지할 기회 혹은 책임이 있다고 여겨지는 것이 현 상황인 것이다.


삼성과 스마트폰의 미래에 대한 딜레마


삼성이 과연 이 문제들을 이해하지 못했을까?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이 그럴 리가 없다. 삼성이 이러한 논란을 키운 것에 대해 과거 갤럭시노트7 사건에 대한 경험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성능과 발열 관리에 충돌이 생겨 스마트폰이 불타거나 폭발하는 사건으로 인해 전 세계의 공공기관이나 비행기 안내사항에 갤럭시노트7 휴대 금지 공지가 심심치 않게 보였을 정도로 삼성은 큰 곤혹을 겪었다. 이번 갤럭시 스마트폰의 성능 제한과 발열 관리는 삼성의 리스크 관리에 대한 집착이었을 수도 있다.



Photo by Babak on Unsplash


그러나 거시적 시각에서 보면, 이것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신형 스마트폰의 주요 홍보 포인트는 카메라가 되었다. 하드웨어 성능의 눈부신 발전은 한계에 도달했기에, 감성적인 소프트웨어와 카메라 성능으로 주요 제조사 스마트폰의 차별 포인트가 옮겨간 것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주요 칩셋 중 핵심인 스냅드래곤은 과거에도 발열 이슈로 문제를 일으켰다. 이 때문에 제조사들은 이 문제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성능이 더 낮은 칩셋을 사용하거나 칩셋 자체의 성능을 제한해야 했다. 삼성은 그래서 자사 칩셋인 엑시노스를 AMD와 협업하여 자체 모델을 출시하는 것으로 기대감을 높였으나, 아직 스마트폰에는 발열 문제로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스마트폰 퀄리티가 표준화 되고 교체주기가 연장되었다. 카메라 기능의 대대적 홍보의 이면에는 핵심 성능의 지속적 향상과 유지, 배터리 사용 시간 증가, 사용자 경험의 극대화를 모두 만족시킬 수 없는 딜레마가 감추어져 있었다고 여겨진다. 원플러스에 이어 삼성이 택한 악수로 인해 성능 제한 문제는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의 문제로 인식될 수 있다. 성능 면에서 안정적으로 더욱 우월하고 유일한 대안인 애플 아이폰으로의 이동 밖에는 별다른 옵션이 남아있지 않은 것이 현 상황이다.(샤오미 등 중국산 스마트폰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 팬택에 이어 LG마저 시장에서 나간 이 시점에 삼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스마트폰 산업은 이제 사양길로 접어드는 것일까? 폴더블 스마트폰은 분명 이목을 끌었지만 구매의 획기적인 확대나 스마트폰 사용 패턴의 큰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스마트폰의 미래와 삼성은 또 다시 새로운 전환점을 준비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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