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얼굴 뒤에 숨은 아이들
내 주변엔 좋은 사람, 특이한 사람, 재밌는 사람,
그리고 가끔은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상대하기 힘든 부류는
대화가 통하지 않고 벽이 느껴지는 사람이다.
나는 분명 ‘1’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상대는 어느새 ‘10’까지 가 있다.
내 이야기는 귀담아듣지 않은 채 오로지 자기 말만 늘어놓는다.
이런 사람과는 단 5분을 마주 앉아 있기에도 참 버겁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내가 이상한 건가 싶을 만큼
이야기는 어느새 엉뚱한 곳으로 튀어버린다.
다시 본질로 돌아가려 애써도
상대는 이미 자기만의 세계에 깊이 빠져 헤어 나오기가 영 힘들어 보인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꼬여버린 걸까.
나는 결국 제풀에 지쳐 두 손 두 발 다 들고 헛웃음을 짓고 만다.
어떤 사람은 멀쩡한 얼굴 뒤에 숨어 남모를 비밀스러운 행동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상대의 비위를 절묘하게 맞추며 타인에게 의지한 채 살아간다.
여러 모습의 타인을 마주하다 보면 문득 의문이 든다.
‘혹시 이상한 건 나일까?’
타인의 눈에는 나 또한 조금은 이상한 사람으로 비칠지도 모른다.
사람을 좀 더 가까이에서 지켜보면 참 단순하고 마치 어린아이와도 같다.
각자 다른 생김새와 다른 목소리로 살아가지만,
결국 이해받고 인정받고 싶다는 같은 마음으로 묶여 있으니 말이다.
자신과는 다른 타인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이상함이란,
스스로 지키고 싶은 것을 타인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좀 더 큰 이해를 바라는 마음이 드러나는 아우라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