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생각하나 16

아기토끼 보리

by 한가람


엄마, 친구들이 나랑 안 놀아주면 어쩌지요?


그럼, "이거하고 같이 놀래?" 하고 물어보렴.


모두 싫다고 하면요?


그럼 네가 좋아하는 놀이를 재밌게 하렴

친구들이 궁금해하며 다가올 거란다.


왜요?


왜냐면 네가 즐거워 보이니까.

재밌어 보이면 자기도 하고 싶어 지거든.


그런거에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체로 그렇더구나.

다들 호기심이 많거든.


알겠어요.

기죽지 말고 혼자서 즐겁게 놀아 보라는 말씀이죠?


그렇지. 친구들이 오지 않아도

네가 재밌게 놀면 좋은 거니까.





엄마, 엄마, 친구랑 다투게 되면 어쩌지요?


같이 지내다 보면 다투는 일도 생기지

계속 어울리고 싶다면 화해를 해야겠지.


화해하는 거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라요.

그냥 다투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

다투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음.... 그냥 친구가 하고 싶다는 거 해주면 되지 않을까요?


친구가 하고 싶은 걸

너도 하고 싶을 때는 괜찮겠지만

너는 하고 싶지 않을 때는 속상하지 않을까?


그래도 다투는 거보다 나을 거 같아요.


그래? 그렇게 생각이 되는구나.

계속 그렇게 할 수 있겠니?


음..... 음.....

모르겠어요. 어려워요.

그냥 늘 웃으면서 지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 그럴 수 있으면 좋겠지.

정말 좋겠구나.


에이, 뭐예요. 안된다는 이야기죠?


엄마도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이야기지.

안타깝지만 우리는 모두 다르게 생겼고,

서로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노는 방식도 다르니까

그래서 다투게 돼.

내가 해오던 거랑 너무 달라서 이상하게 느껴지거든.


그럼 다투는 게 당연한 거예요?


그렇지 않을까?

다만 크게 다툴 거 적게 만들고

적게 다툴 거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으면

덜 다투게 되겠지.


음.... 모르겠어요.


부탁도 해보고 부탁을 들어도 줘보고

상대가 들어주면 좋고 안 들어주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고

내가 들어줄 수 있으면 들어주고

안되면 "미안하지만 안 되겠어."하고

부드럽게 거절도 해보고 그러는 거지.


그러다가 내가 싫어졌다고 하면요?


오! 얘야, 그건 참 마음 아픈 일이지.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그건 그 친구랑 네가 안 맞는다는 이야기거든.

너랑 잘 맞는 아이는 널 좋아할 테고

너랑 잘 안 맞는 아이는 널 싫어하겠지.

모두가 너를 좋아할 수는 없는 거야.


그럼 내가 좋아하는 애가

저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

저를 좋아하는 아이가

제 마음에 안들 수도 있는 거예요?


그렇겠지. 실제로 그런 적이 있지 않았니?


맞아요. 말하다 보니 이게 뭐야 싶은데 진짜 그런 일이 있었네요.


그러게 실제로 매일 일어나는 일들은

꽤 복잡하니까.

좋은 대로만 되지 않지.


그럼 늘 노력해야 하는 거예요?


그래, 그런 거 같구나.

사람들이랑 잘 지내려면 노력해야지.

양보도 하고 맞서기도 하고

배려도 하고 설득도 하고

편들기도 했다가 요구도 했다가

도와주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하고

해야 할 게 많구나.


정말 많네요. 제가 다 못해내면 어쩌죠?


천천히 해보자꾸나.

누구도 한 번에 다 하지는 못해.

한 번에 하나씩 배워가는 거지.

엄마가 도와줄게.


한 번에 하나씩 하는 거란 말이죠?

음... 전 한 번에 다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해볼게요.

도와주신다니 안심돼요.


그래, 함께 해보면 더 수월할 거야.





엄마, 엄마, 내가 뭔가를 해내지 못하면 어쩌지요?


그럴 때도 있는 거지.


아이참, 그게 아니라요.

진짜로 정말로 잘 해내고 싶은데 못하면 말이에요.


진짜로 정말로 잘 해내고 싶은 거란말이지.

예를 들어줄 수 있겠니?


음.....

저는요. 달리기도 최고로 잘하고 싶고

맛난 풀이 어디 있는지 찾기도 최고로 잘하고 싶고

바스락 소리 듣기도 최고로 잘하고 싶어요.


아하! 멋진 토끼가 되고 싶나 보구나.

그런데 말이다. 최고가 되면 좋은 거고 아니면 안 좋은 걸까?

어떻게 생각하니?


최고가 아니면 안 좋은 거냐면...,

음.... 음..,, 어..... 모르겠어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최고가 당연히 좋은 거 아니에요?


최고가 되면 뭐가 좋으니?


다들 멋지다고 해주고 축하도 해주고

부럽다고도 해주잖아요.

기분이 엄청 좋아지겠죠?


그렇구나. 그런 면이 있기는 하지.

그러면 말이다 늘 최고가 될 수 있을까?

어쩌다 한 번은 할 수도 있지만 말이지.


어.... 음....

늘 최고가 되는 건 음.....

에이, 하고는 싶지만 못 할거 같아요.


그래. 그런 거지.

최고가 되어야만 좋은 거라면

좋은 순간은 그때밖에 없는 거잖아?

그럼 나머지 순간들이 너무 아깝지 않을까, 어때?


그러니까 잘하지 못하는 순간들도 중요하다는 말이지요?


그렇지! 내가 할 수 있고 할 생각이 들면 하면 되는 거지.

결과는 나의 힘만으로 되지는 않으니까.

하다 보면 잘 되는 때도 있고 안 되는 때도 있을 거야

하는 동안 배우고 느끼는 것들이 어쩌면 더 중요하지.


음... 알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잘 모르겠어요.


달리기를 최고로 잘하고 싶다고 했지?


네!


달릴 때 이겨야겠다는 생각만 하니?


그건 아니에요.

달릴 때 즐겁기도 하고

슁슁 바람이 스쳐가는 소리도 좋고

친구랑 함께 달리니까 더 재밌었어요.


그렇지. 최고라는 지위가 아니어도

좋은 것들이 있는 거야.


아! 알겠어요. 제가 느낀 것들이 좋은 거네요.


그래, 그걸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음... 그럴지도요.

뭔가 편하고 즐거워졌어요!


그래 좋구나.

이제 궁금한 건 다 해결됐니?


네. 지금은요. 또 생기면 물어볼게요.


그러렴. 언제든 환영이란다.




'사랑한다 나의 작은 솜뭉치야. 언제나 네가 평안하기를 바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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